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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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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삶에서 소중한 것- 이수한(한국인재육성개발원 경남지원장)

  • 기사입력 : 2017-1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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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영주시에 있는 소수서원의 박물관 제2전시실 선비가정의 일생(관혼상제) 디오라마 전시실을 보면 출산 후에는 백·돌잔치를 열어 아이가 무사히 성장한 것을 축하했고, 남자는 20세에 관례를, 여자는 15세에 계례를 치러 어른으로 인정을 받고, 혼례를 치러 가족을 구성했다.

    남자는 과거를 보아서 관직에 나가고, 여자는 안주인으로 집안살림을 관장하는 것을 중요한 의무로 여겼다. 죽음에 따른 가족의 슬픔은 삼년상을 치르고, 돌아가신 조상은 사당에 모시고 제사를 지냄으로써 자손의 번창과 친족의 화합을 도모했다.

    조선시대 선비 일생의 디오라마를 보면서 삶의 종착지는 죽음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죽음을 인식할 때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에 루게릭병으로 16년 동안 누워서 투병 생활한 모리 교수님이 죽음을 며칠 앞두고 그의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24시간만 건강해진다면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롤케이크와 홍차로 멋진 아침 식사를 한 후 수영하러 가겠어. 그런 다음 찾아온 친구들과 맛좋은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가족과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그런 다음 산책을 나가겠어. 나무가 있는 정원으로 가서 여러 가지 나무도 보고 새도 구경하면서 오랫동안 보지 못한 자연에 파묻힐 거야. 저녁에는 레스토랑에 가서 스파게티를 먹고 싶네. 그런 다음 나머지 저녁 시간 동안에 춤을 추고 싶네. 거기 있는 멋진 파트너들과 지칠 때까지 춤을 춰야지. 그러고 나서 집에 와서 깊고 달콤한 잠을 자는 거야.’

    모리 교수님은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허용된 단 하루의 시간에 대통령을 만나 점심식사 등 이색적인 일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일에 대한 소중함을 알려주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은 지금이고,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소중한 일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는 명언을 인식하고 실천해 임종 때 후회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길 기대해 보자.

    이수한 (한국인재육성개발원 경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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