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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록이 말한다, 함께하는 것이 혁명이다

책 읽어주는 홍아 (7) 록킹소사이어티 (장현정)

  • 기사입력 : 2017-11-29 15: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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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인디(Indie:independent의 준말)음악을 좋아한다. 인디음악은 말 그대로 자본·소속사·대중의 입맛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음악가 자신의 감수성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속박에서 독립한 것'이라는 의미 때문에 인디음악은 장르와 무관하게 대중가요보다 훨씬 무겁게 다가온다. 그래서 난 대중가요는 흘려듣지만 인디음악은 감상한다.
     
    록(Rock)의 탄생도 인디였다. 록은 고지식하고 위선적인 윤리관을 강조하는 미국 청교도 세계관으로부터의 독립을 외치며 등장했다. 이런 영향으로 인디음악도 록의 형태를 많이 빌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록킹소사이어티'는 이런 록과 인디 정신을 살려 사회를 생생하게 재해석해주는 책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책의 주제는 '속된 사회관으로부터의 독립'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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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더 재밌게 읽기 위해선 작가 장현정의 과거를 알 필요가 있다. 그는 1998년 결성한 부산의 인디밴드 '앤' 출신이다. '앤'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본다. 그런데 앤 1집은 당시 한국 대중음악사 100대 명반에 뽑히기도 했다. 10년 동안 밴드활동을 할 정도로 '딴따라'였던 그는 돌연 공부에 몰두, 부산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창원대학교에서 사회발전론을 가르치고 있고 호밀밭 출판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딴따라'이고 싶다고 한다. (여기서 무릎팍 도사의 '욕심쟁이 우후훗'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몇 년 전 부산에서 장현정 호밀밭 대표의 강의를 들은 적 있다. 그때 그는 공부를 하게된 동기를 말해줬으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 보여준 '앤' 1집 뮤직비디오(https://youtu.be/m1R4Y89ylDQ)와 가수 '루시드폴'과 친하다는 말의 충격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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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킹소사이어티'는 15개 주제를 다룬다. 중세와 현대·종교와 이데올로기·대중문화와 언론·섹스와 젠더 등 방대한 스펙트럼이다. 게다가 각 주제별로 다른 록 음악을 연관해 설명한다. 책 한 권에 이들 내용이 다 들어갔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그렇다고 겉핥기식이라든가 읽을 테면 읽어봐라는 식의 베개 두께의 책은 아니다.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던 비틀즈 레드앨범처럼 명곡이 왕창 들어있는 느낌의 책이다. 그래서 아껴 읽었다. (기자살롱의 연재가 조금 늦어진 것에 대한 핑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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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앨범을 어찌 통으로 소개하랴. '록킹소사이어티'의 한 주제만 뽑아서 읽어 드릴까 한다. 12번째 이야기 '일상생활과 멜랑콜리 - 고독한 군중들'에서 내 마음에 도끼처럼 꽂힌 문장이 나온다. '그래서 오늘날은 함께 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혁명인 시대다.'
     
    책에서 설명하는 지금 사회는 일상이 파괴돼 멜랑콜리(우울)가 지배한 사회다. 노동자들은 언제 잘릴지 두려워하며 워커홀릭이 됐고 미디어는 온갖 희한한 일들이 이 세상에 가득한 것처럼 포장한다. 이런 식으로 개인들을 파편화해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사회 부조리의 모순을 뒤집어 씌우고 다른 한 편에서는 이들과 이런 사건을 보지 못하거나 무덤덤해지도록 수많은 자극을 쏟아낸다. 용산·세월호 참사에서 이 우울의 고름이 사회로 다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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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킹소사이어티에 실린 라디오헤드 톰요크 삽화.
     
    현대인들의 무덤덤함의 끝에는 우울이 자리 잡았고 라디오헤드는 '몹시 피곤하고 불행해 보여요. 정부도 우리를 실망시키죠. 그들은 우리를 대변하지 않아요. 난 조용한 삶을 살래요. 담배연기와 악수하며…'라고 노래한다. 책은 라디오헤드가 소외된 인간이 느끼는 절망감·불안·광기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한다.
     
    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소외로부터 탈출해 '함께하는 것'이다. 그럼 함께하는 것이 뭘까. 이미 우린 알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우리는 부조리에 맞서 함께했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민주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그리고 민주 혁명을 이뤄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때 함께한 마음을 일상에 녹여야 우리는 우울을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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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다정함'이 우울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첫 발이라고 말한다. TV나 스마트폰 스크린 속에서 나와 얼마 전 수능을 치른 이웃 학생에게 수고의 말 한마디 건네는 것, 동네 폐지 줍는 어르신께 따뜻한 자판기 커피라도 한 잔 드리는 것, 택배기사님께 주스 한 잔 건네는 것 등이 일상을 회복하는 혁명이다.
     

    날이 점점 추워진다. 추울수록 '함께'라는 가치는 커진다. 이정하 시인은 그의 시 '그 겨울'에서 '겨울이 추운것은/서로 손잡고 살라는 뜻이다/손 잡아 마음까지/나누며 살라는 뜻이다'라고 노래한다. 책 '록킹소사이어티'도 결국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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