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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하류노인’ 피하기- 김명현 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7-1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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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류노인은 일본의 비영리단체 핫플러스 대표인 후지타 다카노리가 노인 문제를 다룬 그의 저서 <下流老人>에서 처음 언급한 말이다. 생활보호 대상자 수준의 낮은 소득으로 생활하는 빈곤 고령자를 지칭한다. 하류노인에게는 3가지가 없다고 한다. 일정한 수입, 충분한 저축, 의지할 사람이다. 하류노인은 장수국가 일본의 노인 문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의 하류노인은 6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하류노인들은 일본보다 더 어려운 상태에 있다. 1000원 이하의 적은 돈이나 먹을거리를 주는 종교시설을 찾아나서는 소위 ‘짤짤이 순례’에 빈곤 노인들이 몰려드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병원비에 보태기 위해 ‘푼돈’이라도 모아야 한다며 하루에 몇 곳씩 도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그들은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IMF 구제금융 이후 40~50대 실직자나 노숙자들이 찾던 이곳을 이제 하류노인들이 점령했다. 이런 모습은 중장년층에게는 충격이다.

    ▼최근 공개된 보험연구원의 2017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는 이런 충격이 기우가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 국민 약 80%는 “은퇴후 재취업해 노후생활비를 벌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40%는 “노후 대비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올 3분기에 1419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가구당 평균 부채도 7000만원을 돌파했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 상당수가 제대로 노후 준비를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해 하류노인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하류노인 문제를 방치하면 고독사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노인 일자리 확충과 돌봄서비스 등 사회보장 확대 같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은퇴를 앞둔 개인들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하류노인이 되지 않으려면 취미생활비, 지인과의 교제비, 손주 용돈, 병원비 등 최소한의 돈이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노후자금 준비는 △빨리 연금 가입하기 △선 저축 후 분산투자 △자식에 들어가는 비용 줄이기 등이다. 각자의 형편에 맞는 준비로 하류노인이 되는 것은 피해야겠다.

    김명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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