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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조건- 김일식(전 진주YMCA 사무총장)

  • 기사입력 : 2017-1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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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을 국어사전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정치·경제·문화 따위의 발달이 앞선 나라’라고 정의하고 있다. 어떤 기준을 삼아 선진국인지를 구분하다 보면 매우 애매한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선진국은 경제뿐만이 아니라 정치·사회·문화를 망라해 종합적으로 비교적 발전하고 있는 국가라고 정의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국민총소득(GNI), 국내총생산량(GNP), 국가총생산량(GDP) 등의 기준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후진국을 구분하는 방법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고, 세계은행도 이런 기준으로 국가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순위 중 국민 1인당 실질소득을 나타내는 것이 국민총소득으로, 우리나라는 2016년 2만7561달러로 2015년 대비 1.4% 정도 증가했다. 이 순위는 세계은행 발표 기준으로 12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발표 대상국가가 217개 국가이므로 매우 높은 수준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의 국민총소득이 2006년에 2만달러에 진입해서 11년째 3만달러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규모로는 10위권이라지만 국민총소득이 2015년 기준 3만달러가 넘는 국가가 26개국인 것을 보면 경제규모 대비 소득수준이 낮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3만달러를 진입한 선진국의 경험적 속도와 비교한다면 우리나라는 현저히 느린 속도라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이러한 경제 성장 속도는 내수 둔화와 수출 부진,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대외적 악재가 겹쳐 있는 상황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개념을 벗어나면 선진국을 나타내는 종합적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사회적 자본이다. 사회적 자본이란 사람들 사이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구성원들의 공유된 제도,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 일체의 사회적 자산을 포괄하여 지칭하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을 10점 만점 지수로 표기할 때 우리나라의 측정 지수는 5.07로, OECD 국가 평균 5.80점에 비해 평균 이하의 수치다.

    사회적 자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신뢰와 협력 관계를 추구하고 권장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연고주의가 강한 국가도 드물 것이다. 혹자는 우리나라 유교적 미풍양속과 전통이 생활 속에 뿌리 깊어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연고 중심의 사회 문화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부정과 부패, 불공정,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균등 사회, 서로 협력하여 공동의 이익을 키우는 활동, 동일한 평가 기준이 적용되는 문화는 신뢰와 협력으로 가는 필수조건이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이 OECD 국가 중 하위권이라는 사실은 경제규모와 관계없이 국민총소득이 11년째 3만달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하는 것이 증명해준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이 반기업적이거나 기업이 후진적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고 본다. 선진국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이 낮은 탓인 만큼 이를 확충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그러기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필요했던 것이다. 덧붙여 공익적 목적을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활동을 증진시키기 위한 공익활동 촉진에 관한 제도와 법률이 강화되어야 한다. 신뢰와 협력의 사회 구축, 투명하고 정직한 사회 구축을 바탕으로 사회적 자본이 성장해야만 1인당 국민총소득 3만달러 진입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일식 (전 진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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