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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문화예술계 2017 결산] 음악·공연·연극·문학

  • 기사입력 : 2017-12-1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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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공연-오페라·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으로 진한 감동을 전했죠

    도내 음악계는 올 한 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도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순수창작곡만을 선보이는 2017 합포만현대음악제에서는 ‘가곡과 Jazz의 만남’, ‘현악기·색소폰을 위한 창작음악회’를 주제로 경남·부산지역 작곡가 등 지역에서 활동 중인 20여명의 작곡가들이 작품을 초연했다. 경남페스티벌앙상블은 김해 진영의 대표음식인 ‘진영갈비’와 가야왕도에 관한 ‘구지가’ 등을 테마로 한 창작곡 공연 ‘김해 진영, 가을을 만나다’를 선보이는 등 지역에서 활동 중인 민간예술단의 창작공연이 돋보였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그레이트 시즌’을 슬로건으로 오페라, 교향악,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였다. 베토벤의 다섯 개 피아노협주곡을 피아니스트 드봐이용, 김영호 등이 창원시향과 함께 선보인 ‘앱솔루트 베토벤’은 예술회관이 전문공연장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경상오페라단·(주)한국남동발전이 공동 제작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예술단체·기업·문화공간의 협력 사례로 지방 오페라의 발전 대안을 제시했고,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은 열정적인 지휘와 파워 넘치는 연주, 절묘한 음악적 조화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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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국제실내악축제에서 12앙상블이 공연을 하고 있다./창원문화재단/



    창원문화재단은 문화예술특별시 창원 선포 1주년을 기념한 창원국제실내악축제 ‘10일간의 음악여행’을 선보였다. 마중, 설렘, 조우, 동행, 다시 시작 등 5개 테마로 나눈 축제는 실내악의 불모지 창원에 실내악의 진수를 선보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웅’,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34건 (43회 공연)의 기획 공연에 2만9000여명이 관람했으며, 성산아트홀과 3·15아트센터를 이용한 지역공연단체(예술인)와 대관공연은 347건(486회 공연)에 총 관람인원은 23만378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올해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공연으로 뜻깊은 한 해를 보냈다. 2017 통영국제음악제는 ‘아시아에서 세계로’를 주제로 3월 31일부터 열흘 동안 성대히 열려 윤이상솔로이스츠 베를린, 빈필하모닉 앙상블 등 모든 공연에서 윤이상의 작품을 연주해 뜻깊은 음악제가 되었다. ‘2017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바이올린 부문)’에는 23개국 104명의 연주자들이 참여해 예비심사를 거친 25명의 본선 진출자 중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26)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시민감동’으로 운영비전을 제시한 창원시립예술단은 찾아가는 음악회, 정기·기획연주회 등 다양한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했다. 교향악단은 클래식마스터피스 시리즈로 쇼스타코비치, 차이콥스키 등의 명곡들을 피아니스트 백건우,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등 국내외 저명한 협연자와 지역 출신의 실력파 음악인과 함께 선보였고, 합창단은 베르디의 걸작 ‘성모의 저녁기도’, ‘레퀴엠’ 등을 선사해 클래식 합창의 진수를 선보였다. 특히 지역문화콘텐츠로 진행된 창작뮤지컬 ‘바다의 노래’는 지난해에 이어 작품성과 내용을 보완해 새롭게 선보이면서 지역문화의 자긍심을 불러일으켰다.

    지역에서 활동 중인 민간 연주단체의 활동은 활발한 반면 경남음협 산하 각 지부의 음악활동은 저조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준희 기자




    연극- 쪼개진 축제 등 아쉬움 속 지역콘텐츠 발굴 돋보였어요

    올해 경남연극계는 여러모로 아쉽거나 안타까운 소식들이 많은 해였다.

    우선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무관에 그쳤다. 지난 3월 열린 경남연극제에서 진해 극단 고도의 ‘오케이 컷’이 대상을 차지해 전국대회 대표로 선정됐다. 고도는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창작극 ‘오케이 컷’으로 경남연극제 참가 이래 최초로 대상을 수상하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올해 전국대회에서 수상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그간 경남은 전국연극제에서 굵직한 수상 기록을 이어왔고 지난해 전국연극제에서 확대 개편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청소년 연극도 올해는 단체상 수상에 실패했다. 전국청소년연극제에 경남 대표로 나선 합천 원경고는 우수연기상, 우수지도교사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지역 연극사의 보고(寶庫)였던 마산연극관의 화재는 도내 연극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극단 마산의 이상용 대표가 운영하던 마산연극관은 1921년 수좌(壽座) 소극장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마산 연극 100년사가 보관돼 있었지만 화재로 사료 원본 대부분이 전소됐다. 도내 연극인들은 조금씩 힘을 모아 마산연극관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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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거창한 여름연극제 개막공연인 뮤지컬 ‘미션(Mission)’./경남신문DB/



    거창국제연극제는 지난해부터 각종 파행을 빚다 결국 2개로 쪼개진 채 개최됐다.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이 주관한 ‘거창한 여름연극제’가 수승대에서,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가 주관한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가 거창연극학교에서 같은 날 동시에 막을 올렸다. 둘로 갈라진 연극제는 관객과 흥행에서 모두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양측 집행부는 축제 폐막 후 다시 협상에 나서기로 했으나 통합은 또다시 불발됐다. 거창군과 거창문화재단은 기존 연극제를 뮤지컬, 음악 등을 더한 종합공연예술축제로 변경해 개최하는 안을 확정했고 거창연극제운영위원회는 제30회 거창국제연극제를 개최한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은 봉합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통영연극예술축제와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지역 대표 연극축제로 더욱 단단히 자리매김했다.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기간 내내 거의 모든 공연이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증명했고 통영연극예술축제는 연극뿐만 아니라 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꾸준히 지역콘텐츠를 발굴하려는 극단들의 노력도 돋보였다. 극단 현장은 경남연극제에서 함양 상림숲과 최치원을 소재로 한 ‘길위에서’를 선보여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통영연극예술축제에서는 극단 벅수골이 통영 야소골 마을 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극 ‘덩이’를, 극단 아시랑은 함안 악양 나룻터 처녀뱃사공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극 ‘처녀뱃사공’을, 극단 장자번덕은 사천의 주산 와룡산에서 영감을 얻은 ‘와룡산의 작은뱀’을 무대에 올렸다. 도내 연극인들의 모임인 경남예술극단은 정기 공연에서 지역 연극인의 삶을 그대로 담은 ‘안녕이라 말하지마’를 선보여 묵직한 감동을 전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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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중견문인 활약·문턱 낮춘 문학관에 활력 얻었답니다


    올해 도내 문학계는 지역 문단을 지탱하는 중견 문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광석, 오하룡, 홍진기, 공영해 수필가 등이 연륜을 바탕으로 한 책을 출간했다. 김용복, 김우태, 최영욱, 김경분, 이두애, 박태성, 김형엽, 황보정순, 장진화 등이 여러 해 만에 책을 내놓으며 한결 더 여물어진 글솜씨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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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내 문학관들은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경남문학관은 문예대학(시, 수필)을 운영하며 지역민의 소양 계발에 앞장서고 ‘시詩, 들려드려요’ 공연과 캘리그래피 시화전을 열었다. 김달진문학관은 찾아가는 시낭송시노래음악콘서트를 열고 문학제 때 미국, 일본 작가를 초청해 수준 높은 강연을 들려줬다. 하동 박경리문학관은 지난 6월 옛 평사리문학관을 리모델링해 문학&생명관으로 재개관했고 토지 완간 24주년 기념 북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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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주문학관은 6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나는 우리 동네 스토리텔러’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문학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이원수문학관은 그리기 공모전과 캐릭터 인형전, 동심콘서트, 고향의 봄 창작뮤지컬 등 남녀노소 동화를 즐길 수 있도록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창원시립마산문학관엔 시나리오 창작교실과 수요문예 야간학교, 인문학 강의 등 아카데미 교실이 줄줄이 이어졌다. 또 창원 출신 시조시인들의 작품 230여점을 모아 기획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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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내 작가 20여명(출신을 밝혔거나 경남 문인단체에 등록된 작가 포함)이 최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2017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됐다. 시 분야의 성선경, 성윤석, 김승강, 배한봉, 김형엽, 김요아킴, 김종영, 이중도, 이기영, 이종만, 정영선, 허수경, 배두순, 김바다 등이 뽑혔다. 소설에서는 김탁환, 조갑상, 강동수, 김연경 등이, 수필에서는 송명화, 지율스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동청소년 분야는 정연철, 신정숙 등이 뽑혀 전국 각지 도서관에서 이 책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도내 문인들의 수상소식도 연달아 들려왔다. 김정희 시조시인과 성선경 시인이 고산문학대상을, 진주 강희근 시인이 한국가톨릭문학상 특별상을 받았고 이달균 시인이 오늘의시조문학상을 거머쥐었다. 경남문학상에 김현우 소설가, 마산문학상에 하길남 평론가, 창원문학상에 이주언 시인이 선정됐다. 김달진창원문학상에 배한봉 시인이, 이정록 시인이 박재삼문학상을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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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레지던스 사업도 이어졌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박경리문학관이 마련한 레지던스에 5명의 작가들이 입주해 그 결과물로 작품집을 펴냈다. 고성에서 시작된 디카시 장르의 약진도 돋보였다. 디카시연구소는 사화집 ‘디카시의 매혹’을 펴냈고 이병주기념사업회와 디카시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아쉬움도 남았다. 정부가 지난해 중단한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사업을 재추진하고 있지만 유치 의사를 밝혔던 지자체와 문인단체는 상황 파악조차 못해 유치 의지에 의문이 제기됐다. 120만 권을 보유한 창동예술촌 내 헌책방 ‘영록서점’ 박희찬 대표가 지난 11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존폐 기로에 섰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전국에서 도 단위 규모로는 최초로 개관한 경남문학관이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운영비로 귀중한 자료들을 제대로 전시하지 못하는 점도 해결 과제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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