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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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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가업 승계- 정종범(경남산업정책연구원 원장)

  • 기사입력 : 2017-1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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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기업을 생존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오직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어느덧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버린다. 뒤를 돌아다볼 시간조차 없이 평생을 피땀 흘려 일구어온 자신의 인생작인 기업을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 승계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상속세나 증여세 부담 때문에 애써 키운 기업을 사라지게 하거나 다른 기업의 먹잇감으로 전락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가업 승계의 성공을 위해서는 피상속인이 승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치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상속인은 적어도 10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쳐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어려움을 같이해 2세라는 거부감과 낙하산 시비가 없어야 직원들로부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이 체계적으로 승계를 준비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게 문제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업승계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31.5%만이 승계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준비 안 된 승계 기업은 언제든지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보다 기업의 역사가 긴 미국에서도 2세대까지 생존하는 가족기업은 30%, 3세대는 13%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성공적인 가업 승계를 위한 기간이 10년이라고 볼 때, 우리 지역 중소기업 경영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60세 이상 18%, 50세 이상 60%로 전체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창업 1세대의 뒤를 이어 기업경영과 고용 승계를 이룰 후계 경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체계적인 승계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장수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일본의 경우 200년 이상의 기업이 전 세계의 56.3%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00년의 기업으로 2개뿐이다. 앞으로 장수기업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조세정책뿐만 아니라 가업 승계 지원 컨설팅 등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부의 대물림이 아닌 책임의 대물림, 기업의 경쟁력 강화, 고용 안정, 중견기업 육성이라는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에서 다가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 종 범

    경남산업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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