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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또 달려야 한다- 이문재(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17-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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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의 근거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가 지속되고, 민간소비도 완만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것을 꼽았다. 한국경제가 수출 의존형임을 감안할 때, 수출의 12개월 연속 상승이 경기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3%에서 3.2%로 올려 잡았다. 수출증가세와 투자가 예상보다 좋아 북핵리스크 등의 악재를 충분히 극복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등 주요 해외투자은행들도 3% 초반대 전망치를 내놓았다. 올해 초만 해도 전망치가 2% 중반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정말 다행스럽다.

    경제성장률은 격차가 미미한데 모두가 애를 태우며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가계(家計)와 다름없다. 한 가정의 살림살이가 매년 늘기는커녕 줄어든다면 큰일이다. 늘지 않는다는 것은 생산성이 저하됐다는 것이고, 줄어든다는 것은 생산량이 적어 재화가 부족해지고 따라서 소비생활도 위축된다는 것이다. 늘지 않고, 또 줄어든다는 것은 가계의 생산기반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기인한다. 한 해는 버티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계는 붕괴되고, 가족들의 행복도 산산조각나게 되는 것이다. 나라경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기에 증감률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한 나라의 ‘물질적 부’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조사를 한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3%라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물질적 부’가 2016년보다 3% 늘어났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숫자 ‘3’에 집착하고, 이를 승패의 기준으로 삼는 이유는 무엇일까. OECD가 전망한 향후 30여년간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이 ‘3’이기 때문으로 해석될 수 있다. 평균 성장률을 따라잡지 못하면 차츰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되고, 종국에는 저성장 국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3’ 달성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OECD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6%이다. OECD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는 2.4%다. 회원국인 미국 2.2%, 유로존 2.4%, 일본 1.5%, 독일 2.5%, 영국 1.5%인데 반해 비회원국인 중국은 6.8%, 인도는 6.7%다. 전통적인 경제 강국들을 보면 ‘3’을 달성한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굉장한 일인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위시한 이른바 ‘잘살고 강한 나라’들이 경제와 관련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핏대를 세우는 이유다. OECD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3.7%, 2019년에는 3.6%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이 예측한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은 2%대다. IMF만 3.0%로 전망했을 뿐 대개 2.5~2.9%로 잡았다. 공통적으로 SOC 예산 축소, 부동산 규제 정책, 설비투자 감소, 최저임금 인상, 한미 FTA재협상 등 국제통상 마찰, 북핵 리스크, 금리인상, 가계부채 등이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았다. 가시덤불 속에서 2% 후반대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은 선진국보다 빠르게 달려야 하는 추격자의 처지를 생각하면, 내년에도 악착같이 뛸 수밖에 없다. 올 한 해도 쉼없이 뛰어준 분들에게 염치없는 주문이지만, ‘3%’ 속도에 맞는 경주는 계속돼야 한다. 성장잠재력의 고갈은 곧 도태다. 아들딸들에게 그런 나라를 물려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문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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