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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지역공약 형평성 있게 이행해야- 이종구(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7-1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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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선’. 유년시절 고향 여자친구 이름이 아니다. 지난 196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진 국책사업인 경북 김천과 경남 삼천포 (지금의 사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의 이름이다. 이 사업은 기공식 이후 무려 45년간이나 방치돼 오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의 ‘제2차 국가철도구축계획’에 포함되면서 경남·북 지역 주민들의 기대를 높여 왔다. 이때 노선도 기존 김천~사천에서 김천~거제로 확대됐고, 이어진 2012년 대선에서는 ‘남부내륙고속철도’라는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대선공약에 포함됨으로써 당장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사업은 그러나 박근혜 정부 내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비용 대비 편익)에 발목이 잡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 노선이 지나는 경남·북 지역은 박근혜 정부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텃밭이고, 몇몇 국회의원은 친박계 의원이었지만 정부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논리를 극복해내지 못했다.

    지지부진하던 이 사업은 지난봄 대선 정국에서 각 당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공약에 포함시키면서 지역 주민들은 또다시 기대를 갖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남부내륙철도 건설의 당위성을 밝힌 데 이어, 새 정부 출범 이후 지난 7월 발표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시도별 지역공약에 ‘김천~거제 KTX 조기착공 추진’을 포함시킴으로써 지역 주민들은 다시금 희망을 품게 됐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서도 이 사업은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 내내 ‘B/C 장벽’에 막히자 이 사업의 방향을 재정사업에서 민자사업으로까지 확대했지만 민자적격성 조사 결과 발표를 위한 중간점검회의조차 계속 미뤄지고 있다는 실망스런 소식이다.

    반면 남부내륙고속철도와 똑같이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시도별 지역공약에 포함된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광주 송정~목포의 무안공항 경유)’은 새 정부 들어 일사천리로 확정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이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기본계획 변경고시를 위한 관련 행정절차를 조속히 이행해 내년 중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2020년 착공해 2025년 개통할 계획이라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정부는 이 사업이 광역권사업이라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해줬다.

    앞서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제2야당 국민의당은 11월 29일 국회에서 ‘호남권 KTX 공동정책협의회’를 열고 이와 관련한 사업비를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합의한 뒤, 12월 6일 정기국회에서 당초 정부안보다 크게 증액된 이 사업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결국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은 다당제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예산 정국에서 정부여당에 협조해주면서 얻어낸 사업이다. 공무원 증원 등 문 대통령의 핵심공약 관련 예산을 제1야당인 한국당과 함께 극구 반대하던 국민의당은 이 사업 등을 얻어내면서 여당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산경남정권이냐 광주전남정권이냐는 이야기가 종종 회자된다. 어디 정권을 떠나서 남부내륙철도 종착지는 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이다. 지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형평성 있는 지역공약 이행을 바라고 있다.

    이종구 (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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