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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조공외교- 김희진 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17-1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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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야권이 ‘홀대론’ ‘혼밥’ ‘알현’ ‘구걸·조공외교’ 등 차마 듣기 민망한 말로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번 대통령의 방중이 한·중 관계 정상화를 위해 어떤 성과가 있으며 향후 우리나라의 경제·안보를 위한 양국 관계를 어떻게 회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보이지 않고 ‘조공외교’이냐 아니냐를 두고 여야 간 지루한 말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조공(朝貢)은 속국이 종주국에 때를 맞춰 예물을 바치는 일이다. 중국 고대 주나라 때 제후가 천자를 알현할 때 방물을 가지고 가는 일종의 신례행위이자 천자의 정치적 지배수단이었다. 춘추전국시대 힘 센 나라는 약소국에 사대의 예와 헌상물을 강요했고 약소국은 생존을 위해 조공을 했는데 후일 이 관계는 중국과 주변국으로 확대됐다. 주변 약소국의 조공은 중국과 공식적 교류를 통해 나라의 안전을 보장받는 일종의 외교·안보정책이었다.

    ▼우리나라와 중국간 조공은 삼국시대부터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 통일신라, 고려까지 조공을 통해 중국과 교류했고, 조선은 개국 초부터 ‘사대교린’을 외교방침 삼아 명나라에 정기적 조공을 했다. 나라의 안위가 목적이었지만 명나라가 조공 방식 외 모든 무역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 문물 도입을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영국·프랑스도 중국과 교역을 위해 조공방식을 채택했다고 하니 꼭 종주국-속국 간 행위로만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방중을 빗대 ‘삼전도의 굴욕’이라 했지만 우리에게는 약소국으로 조공외교를 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아픔이 있고 그 역사는 곧 민족의 상처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여전히 소국이지만 근대 이전 종주국-속국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대통령을 향해 ‘조공외교’ 운운하며 조롱한 야당 대표의 역사인식이다. 그는 그 한마디로 우리를 중국의 속국으로 만들었고, 대통령이 아니라 조공외교한 역사를 가진 이 나라 국민을 조롱했으며 민족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는 것을 부디 알아야 한다.

    김희진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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