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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학생들, 할머니 ‘삶’ 책으로 펴냈다

사회학과 3·4학년 학생 16명
‘여름 17도, 겨울 27도’ 펴내
마산 완월동 할머니 사연 담아

  • 기사입력 : 2017-1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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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대 사회학과 ‘완월동 지역주민 구술 생애사 작성팀’ 학생들이 완월동 네 할머니들의 인생여정을 담은 책 ‘여름 17도, 겨울 27도’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전강용 기자/


    “우리가 할머니들 각 개인의 역사를 만들어드렸습니다. 할머니들과 저희들 모두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수업이었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에 사는 송종남(86), 조외순(72), 배상연(71), 안역순(64) 네 분의 할머니들을 한 학기 동안 만나 이들의 인생 여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에 끄집어낸 학생들이 있다.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3학년 ‘완월동 지역주민 구술 생애사 작성팀’ 김주영·신영웅·정광호, 4학년 김명규 학생을 포함한 ‘문화분석과 기획’ 강좌 수강생 16명이다. 이들은 지난 2학기 마산 완월동에 사는 네 분의 할머니들을 매주 찾아갔다. 지난가을과 초겨울까지 외롭고 적적한 할머니들의 말동무가 되어 드렸고, 할머니들이 가슴 깊이 묻어두고 세상으로 꺼내지 못한 슬픔도 꺼내 함께 울었다. 1994년생인 이들은 경험하지 못한 6·25전쟁과 3·15의거 등 질곡의 현대사를 생생히 듣기도 했다.

    이들이 듣고 기록한 이야기가 ‘여름 17도, 겨울 27도’라는 한 편의 책으로 탄생했다. 수강생들이 직접 지은 제목에서 체온의 정감을 느낄 수 있다.

    수업을 진행한 정재영 사회학과 교수는 책 소개를 통해 “할머니들의 인생이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느끼는 계절의 온도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다난한 삶이었지만, 그들의 인생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지금도 완월동에 가면 느낄 수 있는 안온한 정감의 온도는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그러한 온기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제목이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네 할머니의 출생과 유년시절, 혼인과 출산, 자녀 이야기에서부터 그들이 수십년 터전으로 삼고 있는 완월동에 관한 이야기가 연표·사진과 함께 빼곡히 담겨있다. 6·25 전쟁 때 피란 당시의 긴박함, 자녀 한 명 한 명에 대한 애틋한 마음, 먼 타지에 있는 친구에 대한 그리움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나고 대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배상연 할머니의 이야기를 채록한 신영웅 학생은 “완월동에서 만난 할머니를 통해 개인의 역사를 사회의 역사로 만든 것은 물론 우리의 활동으로 인해 동네의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어서 뿌듯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에게는 어떤 경험이었을까? 김주영 학생팀과 한 한기를 보낸 안역순 할머니는 “딸이 ‘엄마 자서전 한 권 냈네’ 하는 순간 너무 뿌듯했다. 소중한 친구가 되어 준 학생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여름 17도, 겨울 27도’를 펴낸 학생들의 노력은 이달 초 열린 경남대 ‘지역연계 교과목 경진대회’에서 대상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들은 상금으로 받은 20만원 전액을 창원 ‘범숙의 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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