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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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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더불어 하는 사회공헌활동- 감정기(경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1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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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뚜기’ 선풍이 인 적이 있다. 한 중견기업이 납세, 경영, 고용관리, 상품가격, 사회공헌 등에서 모범이 되는 이른바 ‘착한 기업’으로 알려지며 그 이름이 SNS에서 급부상하자 네티즌들이 이를 기리며 붙여 준 이름이다.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제품을 적극 구매함으로써 이에 대한 지지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회가 기업에 거는 기대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만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CSR은 이제 그다지 생소한 용어가 아니다. 기업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지게 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CSR을 보통은 ‘사회공헌’과 맞바꿔 쓸 수 있는 용어처럼 인식되는 경향을 보이나, 그 본래의 의미는 경제적, 법적, 윤리적 책임까지 망라하는 넓은 의미로 보는 것이 옳다.

    2010년에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정한 ISO 26000은 국내외적으로 CSR을 기업의 필수 경영전략으로 채택하게 만들었다. 사회공헌 활동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업 이익의 일부 환원과 같은 시혜적·소극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에 동참하는 공동체적·적극적 차원의 일로 발전하였다. 이제는 기업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경영전략이란 차원을 넘어 연대와 공존의 가치 실현을 겨냥하는 움직임으로 진전되었다는 것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국내 600대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액이 지난 10년 사이에 약 6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전반적인 경향이 이러함에도 사정을 좀 더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폭넓은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들이 수를 더하고 있음은 고무적인 일이나, 아직 활동 상호간의 연계나 조정과 같은 조직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운 이유이다. 속담에 “굵은 베옷도 안 입은 것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이, 현재 수준에나마 이른 것도 다행일 수 있다.

    특히 연말인 지금 시기에는 이른바 ‘나눔’을 표방한 사회공헌 활동들의 미담이 곳곳에 넘쳐난다. 문제가 있다면 쏠림 현상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개별 기업이 지원할 곳을 찾을 때에 대개 눈이 가는 곳은 인지도가 높은 곳, 잘 드러날 만한 곳, 지난해에 지원하였던 곳 등이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외면당한 곳의 체감온도는 더 낮을 수밖에 없다.

    사회공헌 활동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달리 되물을 필요가 없겠으나, 진지하게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는 것은 어디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지원 욕구의 긴박성과 특수성이 고려돼야 하며, 치우침 현상이 없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경남도에도 이와 같은 역할을 할 기구로 사회공헌정보센터가 지난 7월에 꾸려졌다. 아직 제 역할을 다하기에는 역부족이나, 해야 할 일은 그야말로 태산이다.

    감정기 (경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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