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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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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43) 제22화 거상의 나라 ③

“중국은 좀 어떠니?”

  • 기사입력 : 2017-1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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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서경숙을 조용히 쳐다보았다. 서경숙은 집안에서 가장 촉망을 받았던 여자였다. 모두 여자만 아니라면 정치적으로도 큰 인물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삼일그룹 비서실에 근무하여 명성을 떨치더니 신문기자와 결혼하여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

    서경숙은 주부로 있을 때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 뒤에는 자신의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남편인 장윤수가 죽은 뒤에 아이들을 유학 보내고 정재계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재산도 상당히 축적했을 것이라고 어머니가 이야기를 해주었다.

    재산 축적은 경제부 기자였던 장윤수가 중요한 몫을 했을 것이다. 그는 증권방송의 애널리스트를 하다가 구속되기까지 했었다.

    김진호의 집은 서경숙의 집에 비해 형편이 어려웠다.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은 형은 끝내 사업을 회생시키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우리 어머니와는 다른 분이야.’

    김진호는 자신에게 이모가 되는 서경숙의 어머니를 생각했다. 그녀가 서경숙의 오빠와 서경숙을 키웠다. 서경숙의 오빠는 청와대에 근무를 하고 있고 서경숙은 정재계에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김진호의 어머니는 형과 김진호, 두 아들과 딸 하나를 키웠다. 그러나 누구 하나 특출나게 키우지 못했다. 김진호는 자신의 형제들이 서경숙의 형제들보다 못한 것이 어머니 탓이라고 생각했다.

    “대학까지 가르쳤으면 부모로서 할 일 다한 건데 왜 이모를 탓해?”

    서경숙이 김진호를 불러서 혹독하게 야단을 쳤다. 김진호는 그때서야 서경숙이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젠 형 대신 내가 집안을 일으켜야 돼.’

    누나도 음식점에 나가 서빙을 하는 등 어렵게 살고 있었다.

    서경숙은 김진호를 명동칼국수로 데리고 갔다. 명동에서 무엇을 먹어도 명동칼국수만 못했다. 명동칼국수는 일본과 중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10분쯤 줄을 서서 기다린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중국은 좀 어떠니?”

    식당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 서경숙이 물었다.

    “경제대국이지. 이제 중국이 기침을 하면 미국이 비틀거리는 시대가 되었어.”

    중국은 이제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는 자부심까지 갖고 있었다.

    “패권주의는 버리지 않겠지?”

    서경숙은 질문도 남다르다. 김진호는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느라고 한참 동안이나 망설였다.

    “중국은 절대 안 버릴 거야.”

    “경제학자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겠구나.”

    중국의 패권주의는 경제로 공격을 하는 것이다. 지적재산권문제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첨예하게 대립한 일이 있었다. 중국은 미국 대통령과 맞서서 후퇴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정치인들이 어떨지 모르지. 아무튼 중국 인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야 할 거야. 여론을 조작하면 한류도 맥을 못 추게 돼.”

    “극우 여론?”

    중국의 여론이 일어나면 13억 인구가 흥분한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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