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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미친 거 아냐? 이 배를 타라고? - 배종일(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 기사입력 : 2017-1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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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를 타고 가기는 해야 한다. 오직 그 배밖에 없다. 그런데 밑바닥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조그만 연못도 아니고 큰 바다를 건너야 한다면 아무도 그 배를 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그 배를 타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호’라는 배다. 그냥 있다가는 침몰하는 것이 당연하니 지금부터라도 수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호’의 하자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기업 관련 업무를 포함한 경제 분야에서 일해 왔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도 그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누군가는 나에게 나라살림을 맡아서 할 사람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닌데 뭘 그런 고민을 하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고 또 우리의 자식들이 영원히 살아가야 할 곳이기에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많은 생각을 하면서 또 많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작년에 본 칼럼을 부탁받았을 때 무척 흥분했던 기억이 있다. 그동안 어디에도 털어 놓을 수 없었던 그 고민을 칼럼이라는 형식을 빌려서 속 시원히 말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들을 위한 소중한 지면이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 무가치한 상념으로 낭비되지 않도록 열심히 했지만 지나고 보니 또 다른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또 지금대로 진지하게 우리들의 생존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봤으면 한다.

    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급박하게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구멍이 어설픈 인구정책이라고 본다. 지금과 같은 출산율이면 이런저런 계산할 필요 없이 우리나라 인구는 노인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에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출산은 없고 노인만으로 인구가 구성돼서 그나마 숫자라도 유지하다가 그 노인마저 없어지게 되면 그야말로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살다 보면 어찌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국가운영에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 존망의 위기가 바로 출산정책이다. 내 생각에는 우리나라 연간 예산의 10% 정도는 출산정책과 보육정책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투입돼야만, 그것도 한참 세월이 흐른 뒤에 효과가 있을 것이다. 지금 바로 시작해도 결코 빠르지 않다. 올해 우리나라의 예산이 대략 420조원이니 출산과 보육정책에 40조원 정도는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믿음이다. 물론 정책의 방향이 올바르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구가 1억명이 되는 그 시점까지 출산정책은 지속돼야 한다. 물론 통일은 당연히 돼야 한다.

    다음으로 인구라는 구멍 못지않게 큰 구멍이 기초과학기술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의 대부분은 외국에다 물건을 팔아서 번 것이다. 나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우리나라에서 지구상의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물질과 완벽하게 머리털을 재생시키고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매장량이 엄청난 유전을 가지게 된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래서 기초과학 발전을 위한 피나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우리나라 인재는 평범한 직업을 가지기 위해 모든 걸 바치고 있는 형편이다.

    천재라고 불리던 동네의 꼬마가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래 가지고는 우리나라의 기초과학 발전은 한참 멀었다. 우리의 소중한 과학 천재들이 기초과학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할 때라야만 우리의 미래가 있다.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배종일 (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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