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촉석루] 재원은 어디서 나오는가- 정종범(경남산업정책연구원장)

  • 기사입력 : 2017-12-29 07:00:00
  •   
  • 메인이미지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소득이 집중되면 전체 평균 소비성향이 하락하면서 총소비가 감소한다’는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 이론의 한 구절이다. 한계소비성향이란 경제 주체 1인이 소비할 수 있는 최대 소비량을 말한다. 한계 소비에 다다르면, 경제 주체는 더 이상 돈을 쓰지 않는다. 예를 들면 가난한 사람 10명과 부자 1명이 각각 1억원을 갖고 있으면, 가난한 사람들이 돈을 훨씬 많이 쓰는 경향을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케인즈는 고소득층에게 돈이 몰리는 현상은 전체 소비시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최근 최저임금 1만원 시행을 두고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한다.

    고용 감소는 현재 최저임금 적용사업장에만 한정하면 필연적이긴 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최저임금 인상 고용영향평가 연구자료를 보면, 최저임금 인상이 10%일 때, 29인 이하 사업장에서 고용은 0.9%, 30인 이하 사업장에서는 0.5%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영세 소규모 사업장과 청년, 여성, 임시 일용직, 근속 연수 1년 미만 근로자층에서 고용감소 효과는 더 큰 것으로 추정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면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에도 살아남은 근로자들은 소득이 증가한다. 소득의 증가는 소비로 이어진다.

    여기서 케인즈가 주장하는 한계소비성향은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더 크다고 했다. 저소득층 근로자가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늘어난 소비는 일자리를 만든다. 결국 최저임금 상승은 저소득층의 소비 진작 효과로 이어져 또 다른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결론도 가능하다. 케인즈는 소비 진작을 위한 적극적 정부 재정 정책을 옹호했다. 선제적인 투자가 ‘부’를 창출한다고 봤고, 미국은 그 철학에 따른 뉴딜정책으로 혜택을 봤다.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우리도 선제적인 무언가를 해야 할 때다.

    정종범 (경남산업정책연구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