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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힘’은 시대적 소명이다- 정기홍(거제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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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신문은 2018년의 어젠다(agenda)로 ‘지방이 힘! 경남이 중심이다’로 정했다.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 경남신문이 새해에 발표하는 어젠다는 경남도민들이 한 해 동안 의논하고, 헤쳐나가야 할 문제 가운데 대표적인 숙제다.

    특히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넘겨받아 지방이 힘을 갖는 ‘지방이 힘’은 시대적 소명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미래사회 최고의 가치는 다양성이기 때문에 지방분권이 미래의 정치질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미래학자 짐 데이터(Jim Dator)가 “미래에 가장 위험한 조직은 행정조직”이라고 말한 것은 결국 분권적 국가 운영 시스템이 필수이며, 중앙정부는 민의를 바탕으로 공통사항을 담당하고, 지방정부는 혁신을 주도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결국 지방분권으로 귀결된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됐지만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지방정부’가 수면 위로 떠오른 적이 없고, 그저 주민이 단체장과 의원만 선출하는 ‘지방자치단체’만 있을 뿐이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지방분권을 통해 국가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나 의지 부족과 중앙정부의 견제로 여전히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의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배-종속’의 이미지 때문에 ‘하청업체’를 ‘협력업체’로 말을 바꾸었지만 행정조직과 업체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하청업체’ 그대로다.

    더 이상 미룰 문제가 아니다. 한국과 지방의 미래를 위해 지방의 주민들이 70~80년대 민주화 투쟁에서 보여주었듯 앞장서 ‘지방분권’ ‘지방정부’ 문제를 논의하고, 법을 바꾸고, 뿌리내려야 한다.

    왜 ‘지방분권’이고 ‘지방정부’인가? ‘경쟁’의 원리가 작동한다. 중앙정부는 독점 원청업체다. 독점업체는 상품의 질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고객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반면 지방정부끼리 경쟁하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하며, 그 과정에서 기대치 못한 창출물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 분권’. 중앙정부의 계획에 따라 지방의 재정 구조가 결정된다. 지방이 못사는 것은 중앙정부 때문이라는 원망이 이어지고 있고, 떼쓰는 만큼 중앙정부의 재원을 확보하는 후진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광역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재원 확보를 위해 세종시를 신발이 닳도록 들락거리고 있다. 행정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원청업체 본사 직원을 만나 하소연하는 꼴이 매일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크면 하청업체 사장인 시장, 군수들도 지역과 주민을 챙기기보다 본사 직원을 만나는 데 치중해야 한다.

    시·군의 상급단체인 경남도도 지방분권 추진과 함께 시·군의 원청업체 노릇을 멈추어야 한다. 한 예로 경남도는 지금도 국장급, 과장급을 기초자치단체에 발령을 낸다. 하청업체인 시·군의 공무원들은 늘 불만을 토로하지만 원청업체인 ‘도’에 찍힐까봐 냉가슴만 앓고 있다. 더 이상 안 된다. 정부도, 경남도도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정기홍 (거제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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