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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바다 기후 변화와 우리의 인식 전환- 방태진(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 기사입력 : 2018-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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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4월께 환경부가 한려해상 다도해에서 드론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방목된 염소를 대대적으로 생포하는 기사가 나왔다.

    염소가 다도해의 풀, 나무는 물론 뿌리까지 먹어 치워서 기초생태계를 파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염소 등 초식동물을 자연생태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늑대, 호랑이의 멸종으로 인간이 직접 염소를 제어해야 했던 것이었다.

    한편 바다에서는 일명 ‘갯녹음’이라 하여 바다의 식물인 해조류가 점점 사라져 사막화되는 현상이 진행 중인데 사라지는 면적이 점점 넓어지고 그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이것의 근본적인 원인도 인간의 어획활동으로 인해 바다의 주요 포식자들이 사라지고 성게 등 염소 같은 초식동물이 활발하게 번식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처럼 비슷한 두 현상을 두고 우리의 인식은 완전히 다르다. 기후 변화에 더 민감한 육상보다 바다에서는 그 원인을 오직 기후 변화로만 몰아가는 것이다. 물론 육지에서는 염소에 의한 풀이나 나무의 파괴가 명백하니까 의심의 여지가 없고, 해저에서는 해조류 등이 사라지는 현장을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없고 복잡한 생태계 구조라 한 가지 원인만으로 돌릴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런데 보다 심각한 사태는 이러한 우리의 인식 문제라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바다 생태계의 변화의 주역이 기후 변화라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밝혀질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그 원인에서 대처방안까지 총력을 다해야 하겠지만, 우선 해야 할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에 초점을 맞추어 고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과거 동해안에 10여만t씩이나 잡히던 명태가 사라진 이유, 남해안에 그 많은 쥐치들이 없어진 원인, 서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병어가 그리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원인에 대하여 인간의 남획행위는 뒤로한 채 기후 변화 탓만 하고, 염소 같은 생물이 득실대는 곳에 바다식목일이라 하여 해조류만 심기에 급급한다면 바다 생태계 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방태진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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