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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년사를 통해 본 2018년 남북관계 전망-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 2018-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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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신년사는 한 해 국정 운영의 청사진이 담겨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은색 양복에 뿔태 안경을 쓰고 김일성·김정일의 배지를 착용하지 않았다. 김일성 스타일을 연상시키면서 여유로운 모습을 연출했다. 관료정치·형식주의·부패정치와 같은 자아비판을 삼가면서 인민과 인민군대에 대한 경의를 표시했다. 집권 6년차의 안정감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해 핵무력 완성의 자신감에 토대해서 내적으로는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외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대남비난을 하지 않으면서 평창올림픽 참가 용의 및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공화국 창건 70주년과 평창올림픽을 민족의 경사라고 표현했다. 정치적 행사와 스포츠 행사는 별개의 사안임에도 연계를 시킨 것은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명분 확보에 나름의 고민을 한 흔적이 엿보인다.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직접적인 조건을 달지 않았다.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말은 곧 법이다.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성격으로 볼 때 평창올림픽 참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도 될 듯하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맞대응 의지를 보였다. 책상 위에 핵단추가 있음을 강조했다. 핵단추가 있다는 것은 소규모의 핵이 실전배치됐음을 의미한다. 핵보유국의 간접선언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남측에 대해서는 대화를 주장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대결을 강조하는 통남봉미 전술이라고 비판한다. 통남봉미 전술에는 남남갈등·한미갈등을 야기시키려는 숨은 의도가 담겨 있다. 북한은 지난해까지 남측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담판하는 통미봉남 전술을 펼쳤다. 핵문제·평화체제 문제에 대해 미국과 담판하려는 의도는 변화가 없는 듯하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신년사에 대해 즉각적인 환영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의 성공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통일부·문체부에 철저한 준비를 지시했다. 통일부 장관은 NSC 회의를 거쳐 곧장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안했다. 북측은 문재인 정부의 환영 메시지와 즉각적인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3일 오후 3시 30분(서울시간)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 조치를 취했다. 남북한이 주고받은 메시지는 속도전이 아니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양측 최고지도자의 의지 속에서 철저히 준비된 조치를 취했을 뿐이다.

    일부에서는 한미 간의 조율 시간도 없이 우리측의 속도전에 대해 한미갈등을 우려한다. 한국과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문제를 논의해 왔다. 대북압박·제재도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에 앉히는 것임을 강조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회담 추진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과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회담에 임할 것임도 분명히 한다. 한미동맹은 튼튼하다.

    북측은 우리측이 제안한 고위급 당국회담에 호응할 듯하다. 평창올림픽 참가문제를 중심으로 한 상호 관심사라는 포괄적 의제가 예상된다. 대화문제, 교류문제, 안보우려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요약된다. 남북한은 서로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는 합의하고 안보우려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을 말하고 상대의 주장을 경청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차기회담 날짜를 잡고, 평창올림픽 참가문제에 합의하고, 현안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했다는 정도만 합의서 또는 공동보도문에 담아도 성공적인 회담으로 평가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그랜드 플랜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서 북미회담을 촉진시키고, 4자회담·6자회담을 견인하는 1단계 그랜드 플랜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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