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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51) 제22화 거상의 나라 ⑪

“날씨가 너무 추워요”

  • 기사입력 : 2018-0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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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한 해가 저물었구나. 해마다 연말이 되면 갖는 생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말이 되면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좀 더 치열하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내년에는 잘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연말은 미뤘던 결제를 해야 하고 미수금을 수금해야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연말은 이래저래 바쁘면서도 아쉬운 시간이다.

    서경숙이 말한 여의도 사무실은 비어 있었다. 대통령선거 때 사용했던 사무실이라고 하는데 무역업을 하기에는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다. 산사와 호텔에서 지내는 것보다 오피스텔 한쪽에 칸막이를 치고 침대를 놓기로 했다.


    ‘누나는 역시 손이 크네.’

    서경숙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무실이 생겼으니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야 돼.’

    산사의 말대로 회사의 이름을 화하오로 하기로 했다. 무역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각종 서류를 만들고 사업자등록을 내는 데 며칠이 걸렸다. 다행히 그런 일만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회사가 있어서 맡기자 한결 빨랐다.

    “날씨가 너무 추워요.”

    산사는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덜덜 떨었다. 밖의 날씨는 김진호가 생각하기에도 추웠다. 한낮에도 영하 5도 안팎의 추위였고 새벽에는 영하 10도를 오르내렸다. 여의도는 한강이 가까워서인지 더욱 추웠다.

    “추우면 사무실에 있어.”

    “싫어요. 진호씨와 같이 다닐래요.”

    여의도는 정치1번지인데도 오히려 한가했다. 빌딩이 없기 때문인지 출퇴근하는 샐러리맨들이 강남보다 작았다.

    사무실에는 책상과 컴퓨터와 같은 집기들이 그대로 있었다. 심지어 커피포트와 간단한 조리 기구까지 있었다. 당분간은 사무실 겸 숙소로 사용할 수 있었다.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중국으로 가야 한다.’

    회사 설립은 일주일이면 완료할 수 있었다. 중국도 신정에는 쉬었다. 신정은 원단절이라고 하여 하루만 쉬지만 12월 30일이 토요일이고 12월 31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사흘이 연휴가 된다. 신정이 지나면 춘절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의 상점들도 바빠진다.

    1월은 중국인들에게 대목이 되었다.

    “청바지를 한번 살펴볼까?”

    김진호는 산사를 데리고 시장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제 청바지문화에서 벗어나 있었다. 청바지는 누구나 가볍게 입을 수 있었기 때문에 70년대에 한국 청년문화의 상징이었으나 이제는 청바지를 짜는 옷감보다 더 좋은 옷감이 생산되고 있었다.

    질도 좋고 값도 저렴했다. 굳이 청바지를 입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대신 아웃도어 스타일의 옷이 크게 유행했다.

    ‘한국은 80년대 말에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었어.’

    Y랜드라는 회사가 있었다. 그 회사는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에 진출하여 크게 인기를 끌었다. 중저가 의류제품의 성공으로 Y랜드는 준재벌그룹으로 성장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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