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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국민의례- 권태영 편집부 기자

  • 기사입력 : 2018-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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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국민의례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면 이 같은 문구가 방송으로 흘러나온다. 1970~80년대에는 길을 걷다가 애국가가 울려펴지면 가던 길을 멈추고 국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었다. 또한 30대 이상이라면 국민학교(또는 초등학교) 등교할 때마다 교문 앞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지난 1968년 충청남도 교육위가 만들어 보급한 것이 시초다. 문교부가 1972년 전국의 각급 학교에 확대 시행하도록 했다. 1980년 국무총리 지시로 국기에 대한 경례시 국기에 대한 맹세를 병행하게 됐다. 1984년에는 대통령령으로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이 제정됐다. 학교에서는 매주 월요일 오전 국기에 대한 맹세, 애국가 제창, 교장 선생님의 훈화를 듣는 애국조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세월이 흐르면서 세 차례에 걸쳐 조금씩 내용이 변경됐다. 지금의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2007년 ‘가치관의 변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한다’며 수정됐다. 하지만 이 같은 국기에 대한 맹세는 파시즘 논란에 휘말린 적도 있다. 지난 2003년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국회의원은 “국기에 대한 맹세는 파시즘과 일제 잔재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가, 관공서나 지자체에서 하는 행사에서 국민의례는 공식 절차이다. 하지만 야구나 농구, 축구 등 스포츠에서 국가대항전이 아닌 정규시즌의 국민의례는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우리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경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창원 LG 세이커스 프로농구단의 외국인 선수 제퍼슨은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스트레칭을 하면서 많은 비난을 받았으며 결국 사생활 논란이 겹치며 퇴출됐다. 애국심은 강요하는 것보다 자발적으로 우러나올 때 의미가 더 크지 않을까.

    권태영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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