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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상의 제3대 의원 출범에 부쳐- 이문재(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18-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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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일도 없었다. 마치 그러기라도 미리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까’ 걱정을 하다가 식음을 전폐하고 드러누웠다는 오랜 고사 기우(杞憂)가 절로 떠올랐다.

    지난해 연말께 치러진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는 조용하게 마무리됐다. 당초 이번 선거는 많은 뒤끝(?)을 염려했다. 몇몇 추대위원을 통한 1인 추천, 여기에 추대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반발, 추대위 자진 사퇴 과정 등을 거쳐 결국 경선(競選) 구도를 형성했다. 지역의 많은 상공인들은 통합 창원상의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경선에 많은 우려를 표했다. 안 그래도 뿌리와 역사가 다른 창원·마산·진해가 물리적으로 하나가 됐는데 자칫 경선으로 지역 간 골이 생기고 깊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에서다.

    실제 그런 상황이 발생될 전조도 없지 않았다. ‘추대위의 작태는 순전히 갈라먹기식 전횡이다. 결과에 따라 의원직을 내놓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의도적인 지역 안배는 창원상의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구태의연한 발상이다’며 상의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더 나아가 ‘이번 선거는 출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불공평한 선거가 치러지면 상의에 발도 들이지 않겠다’는 단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이유들로 선거 당일 꽤나 시끄럽고 치열할 것으로 예상을 했지만 의외로 조용하게 진행이 됐다. 그리고 결과가 발표되고서도 승자나 패자, 또 양측 지지 의원들도 조용하고 깨끗하게 승복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추대(推戴)는 윗사람으로 모셔 받드는 행위를 뜻한다. 일견 결속력과 안정성을 따지자면 참으로 좋은 방식이다. 또 편리하기도 하고, 피추대인의 입장에서는 우쭐하고 기분 좋은 형태다. 회장이라는 자리가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무지막지한 힘을 가지는 것도 아니고, 금쪽같은 시간 빼내 비바람 맞아야 하는데 그 정도 예우는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경선(競選)이 꼭 불편하기만 할까. 이번 선거로만 좁혀 보면 경선은 추대로는 얻지 못했을 값진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후보 서로의 마음을 훨씬 많이 드러내고, 훨씬 많이 발로 뛰고,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르고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덕분에 평소 소홀했던 동료의원과 소통도 하고, 그들의 내밀한 속내도 듣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이날 선거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지금 시대에는 경선이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몇몇 사람이 미리 결정을 해놓고 ‘따라오시오’ 하는 것은 의원들의 자존감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처사다. 상의가 의원들의 집합체라면 의원들의 의견이 정당하게 반영될 수 있는 방식이 옳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맞는 생각이다. 아무것도 숨길 게 없는 세상에 굳이 공평무사(公平無私)한 방식을 거스를 필요는 없다. 걱정했던 후유증이 없었기에 더욱 그렇다. 경선에 나섰던 후보자 모두 선거가 끝나고 지역을 돌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화합을 강조했단다. 조금이라도 남았을 앙금을 털어내는 결자해지의 노력이다.

    세상은 복잡한 변증법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정·반·합’ 속에서 한 걸음씩 전진한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그래서 미리 겁을 먹고 피하는 것은 답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창원상의 회장 선거는 개혁이자 새로운 전통을 세우는 도약이었다. 추대가 남겼을 개개 의원들의 불만을 말끔히 털어냈고, 무엇보다 떳떳함도 챙겼다, 많은 의원들의 용기와 지혜로 출범한 창원상의 제3대 의원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이문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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