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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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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감염 막아야 C형간염 막는다

주로 정맥주사·약물남용·피어싱·문신 등으로 감염
평소 간수치 이상 있거나 간질환 앓는다면 검진 필요
C형간염 경구용 치료제 복용땐 90% 이상 치료 가능

  • 기사입력 : 2018-0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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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서울 모 의원에서 발생한 C형간염 역학조사 결과 무려 147명이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들 역시 1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의한 집단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도 병원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한다는 것이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C형간염에 대한 조사는 많지 않은데 2009년 전국 C형간염 항체 양성률 조사에서 0.78%로 나타났으며, 경남지역은 다소 높은 1.06%였다.

    C형간염은 우리나라에 흔한 B형간염에 비해 발생 빈도가 낮고 질병 자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편이다.

    C형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데 수혈, 주사기 재사용, 오염된 침을 이용한 시술, 정맥주사, 약물 남용 등이 주요 감염 경로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유행하고 있는 피어싱이나 문신 시술로 인한 감염도 적지 않으며 확률은 낮지만 이성 간 성 접촉을 통한 전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실제 C형간염 환자들을 만나보면 본인의 감염 경로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C형간염은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 우연히 헌혈이나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거나 심각한 간 손상을 겪은 뒤 병원을 찾은 다음에 C형간염 환자임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C형간염 환자가 많은 경남 지역을 포함해 전국 35개 시군구에 거주하는 만 40세와 66세 생애전환기검진 대상자에게 C형간염 검진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적극적인 C형간염 환자 관리와 잠재 환자 발굴에 나섰다.

    심상군 교수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심상군 교수

    그러나 아직 국가 검진 필수 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C형간염 예방 및 치료에 관심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 검진결과에서 간수치 이상이 있는 경우 꼭 C형간염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C형간염은 한 번 걸리면 80% 이상이 만성화로 진행되는데, 나아가 일부에서 만성간염이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경변증이 발생하면 간암발생 위험도가 매년 1~4%에 달하며 60세가 넘으면 간암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한다. 따라서 조기 검진을 통한 예방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간혹 본인이 C형간염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 심한 간경변증 혹은 진행된 간암 소견으로 완치가 어려운 심각한 수준으로 뒤늦게 병원을 찾은 안타까운 환자들이 있다.

    치료는 다행히도 예전 주사치료제와 달리 약물 부작용 위험을 낮추면서도 치료 효과를 향상시킨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들이 출시됐다. 3~6개월 정도 복용하면 90% 이상의 치료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건강보험 급여가 가능해짐에 따라 환자들이 직접 부담하는 치료 비용도 크게 낮아졌다.

    C형간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좀 더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고, 정부에서 시행 중인 C형간염 시범 사업에 대한 결과에 따라 C형간염 검사가 검진 항목에 포함되면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C형간염은 일찍 발견할 수만 있다면 완치가 가능한 시대이므로 평소 간수치 이상이 있거나 감염 위험이 높은 경우 또는 간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며, 일차적 예방으로 타인의 혈액이 묻을 수 있는 면도기, 칫솔 등 생활 기구들의 공동 사용을 피해야 한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심상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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