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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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마다가스카르

마다가스카르 동물원에 야생은 없었다
생기 없이 축 늘어져 있는 동물들
청결하지 않은 우리에 갇혀 있어

  • 기사입력 : 2018-01-1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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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 기질이 겁쟁이고 아니고의 문제를 떠나, 적어도 여행에 있어서만큼은 나름 강심장이라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곳을 가기 전날 밤에 결국 장이 뒤틀렸다. 몸 안에서 틀어질 수 있는 것은 다 틀어진 듯 몸져 누웠었다. 과한 설렘과 떨림이 주는 긴장이었다.

    ‘아프리카’. 지금도 이 네 음절을 발음하면 가슴이 뛴다. 첫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로 떠나는 전날의 떨림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사진기로 새로운 나라를 담는다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의 긴장을 가지기도 하고 점차 여행과 사진이라는 여행의 목적에 익숙해지기 마련이었지만, 아프리카는 달랐다. 완전히 다른 긴장이었다. 어떤 루트를 통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찾았던 아프리카였는지는 추후에 천천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올해 2018년도 역시 나는 그곳의 경험 중 한 장면을 이야기하려 글을 쓰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거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짧은 보상과도 같이 안타나나리보(수도) 시내 구경을 하던 때 들렀던 곳. 마다가스카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별로 볼일이 없었던 동물들을 구경하러 간 ‘마다가스카르 동물원’, 그 동물원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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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 쳐진 악어. 대부분의 동물들은 어떤 형태로든 갇혀 있다.



    ‘정글의 법칙’이라는 TV프로그램에서 마다가스카르를 접했다면, 아마도 야생의 동물들과 눈빛을 마주하며 소통이라도 하는 듯한 장면들이 떠올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다가스카르뿐만 아니라 이전에 갔던 에티오피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봤던 동물은 하이에나인지 모를 들개 같은 동물 한 마리와 오가다 잠깐 본 원숭이 무리, 그게 다였다. ‘여기 아프리카까지 와서 동물을 잘 보지를 못했네’하는 일행들의 공감대가 있었고 그런 우리에게 ‘굳이 여기까지 와서 동물원을?’이라는 짧은 의구심도 동시에 있었지만 짧은 휴식에 마다가스카르 동물원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여느 입구와 다를 것 없이 영어와 자국 언어로 크게 국립동물원이라 쓰여져 있는 동물원, 약간 올드한 느낌, 내가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동물원을 구경할 때 기억 속의 편린 중에 있을 법한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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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멧돼지.



    이후로 한 번도 동물원을 방문해 본 적 없지만 지금, 2018년의 우리나라 동물원은 그런 모습이 아닐 것임을 확신한다. 동물을 다 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큰 동물원도, 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있는 곳은 아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마다가스카르는 우리가 영화 속에 상상하는 사파리 속의 우렁찬 울음의 사자나 희귀한 동물같은 것들이 있지는 않다고 한다. 어쩌면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아프리카가 아닌 이상 우리는 아프리카에 대한 많은 편견들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기대하진 않았지만 청결하지 않았던 동물의 우리 상태, 생기 없이 죽었는지 쪽잠을 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느껴졌던 축 늘어져 있던 동물들, 많지 않았던 동물들의 종류 때문이었는지 동물원을 나오면서 느낀 것은 ‘아프리카’와 ‘동물원’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매우 어설프다는 점이었다. 아마도 마다가스카르 동물원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무라고 부르는 여우원숭이를 보기 위함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에 만났던 원숭이들도 ‘리무’라고 하는 여우원숭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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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의 날개는 사람들의 관상을 위해 피는 것이 아니다.



    마다가스카르의 동물원 상태를 비난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꺼내든 것은 아니다. 어차피 아직 저개발 국가였던 그때의 마다가스카르에서 대단한 동물원을 기대했을 리도 없었다.

    다만 내게 이곳은 인생의 마지막 동물원이 되었다는 점, 나는 이후로 동물원을 가본 적도 가볼 마음도 없어졌다. 이후 ‘아프리카’와 ‘동물원’이라는 두 단어의 조합은 내게 지옥처럼 느껴졌다. 혹은 최소한의 배려로 순화해도 ‘감옥’처럼 느껴졌다. 물론 이미 몇몇의 전 세계 발전된 동물원을 경험하고 온 내가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의 동물을 볼 권리에 대해 비난하는 그런 오만한 발언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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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다가스카르 대표 동물인 리무.



    하지만 ‘아프리카에 왔는데 굳이 가둬진 동물들을 봐야 하는가?’하는 물음은 그간 다른 동물원을 다니면서 별 생각이 없었던 나는 처음으로 동물원에 있는 인간의 구경거리가 되어 갇혀 있는 동물들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동물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던 현지의 사람들, 그리고 우리 일행과 그때의 나는 오만한 눈으로 세상의 주인은 오직 사람이 아닌가 하며 히죽거리며 있었을 것이다. 이날 이후였다. 대단한 동물애호가 활동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화장품을 쓰지 않으려 애쓰고, 유기견 센터에 봉사활동을 다니고, 모피나 동물가죽 옷을 입지 않기 시작한 것, 2013년 한 해 동안 채식을 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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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원 건너편에서 바라본 풍경.



    동물원이라는 놀이문화가 무조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며 동물원이라는 곳이 주는 분명한 순기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동물들이 동물원에서 더더욱 쾌적한 환경을 보장받기 위한 각 단체의 노력들도 계속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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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새해 들어 첫 아프리카에 대한 글을 도입하는 순간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만큼 그때 마다가스카르에서 경험했던 동물원이 충격적이었고, 울부짖는 동물들의 생기 없이 바닥에 떨어진 눈빛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5년이 지난 지금의 그 동물원,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에 있던 그곳이 그때보다는 동물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동물원이 됐기를 기대하면서 첫 번째 아프리카 이야기를 매듭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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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강(리버맨)

    △1983년 마산 출생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창원대 사회복지대학원 재학중

    △카페 '버스텀 이노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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