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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서연우 시인, 첫 시집 ‘라그랑주 포인트’ 펴내

현대사회 특정한 단면 성찰 49편에 담아

  • 기사입력 : 2018-0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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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에서 활동하는 서연우 시인이 첫 시집 ‘라그랑주 포인트’를 냈다.

    책에는 총 4개 갈래에 49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서 시인은 “나 이면서, 나 아닌 나는 어디에 있었는지 알고 싶어졌는데 ‘나’는 삭막한 현실에서 숨 쉴 수 있는 공간 즉 ‘라그랑주 포인트’임을 깨닫고 쓴 시들을 수록했다”고 말했다.

    비유적 시선을 통해 현대사회의 특정한 단면을 성찰하는 내용을 담은 시들이 눈에 띈다. 이를테면 ‘카메라 연대기’ 속 CCTV는 감시사회의 도래라는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이 시에서 화자는 자신을 드라마에 출연하는 조연 또는 유리곽 안에 사는 인형으로 규정하는데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감시의 시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같은 운명임을 꼬집고 있다.

    시인은 ‘미행당하는/주연배우는 사절’이라고 경고하며 이러한 문명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내보인다. 현대사회에 대한 관심은 ‘엘리베이터’를 ‘감옥’으로 표현하는 ‘엘리베이터’ 시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현대인의 필수적인 도구가 된 엘리베이터에 인격을 부여해 엘리베이터를 작동하는 것이 오롯이 승객은 내부자라는 의지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인의 강렬한 회화적 느낌의 시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간 내면의 본질적 고독과 깊이 만나게 된다.

    고봉준 문학평론가는 “시인의 시 특이성을 현대성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환원하는 것은 그녀의 시세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독법이다”며 “목소리를 갖고 있지 않은 사물 또는 대상에게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제공하려는, 뒤집어 말하면 인간-시인의 목소리를 침묵케함으로써 사물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는 태도야말로 지향하는 바가 아닌가 추측된다”고 평했다.

    창원 출생인 서연우 시인은 2012년 격월간 ‘시사사’로 등단했으며 ‘思月’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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