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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이상권 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0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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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제34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1890~1969) 대통령은 ‘아이크’(IKE)라는 별칭으로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지만 어린 시절엔 분노 조절 장애를 의심받을 정도였다. 열 살 무렵 할로윈 저녁에 형들과 집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부모는 너무 어리다며 말렸다. 화를 참지 못한 소년은 주먹이 피범벅이 되도록 마당의 사과나무를 두들겼다. 그의 어머니는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城)을 빼앗은 자보다 나으리라”는 성경 구절을 들려주며 분노와 증오를 경계하라고 충고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누구나 부족하고 흠결을 안고 태어난다. 뒤틀리고 조악한 내면에 대한 치열한 투쟁은 도덕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고 성찰하는 과정에서 성숙한 인격을 갖출 수 있다. 이처럼 삶은 끊임없이 결함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외적 성공이 아닌 내적 성장의 긴 여정이다. 이 과정이 켜켜이 쌓여 품격이 완성된다. 품격은 도덕적 가치이며 겸손과 절제의 부산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에서 인간의 성정을 ‘휘어진 목재’라고 했다. 솜씨 좋은 세공인은 목재의 구부러진 부분을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반복해서 압력을 가해 바르게 만든다고 했다. 솜씨 좋은 세공은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세월이 지난 뒤 철학자 임마뉴엘 칸트도 인간의 본성을 ‘뒤틀린 목재’라고 했다. 끊임없이 자신의 거친 내면을 단련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영원한 화두다. 품격 있는 인격체의 완성은 모두의 바람이다. 하지만 현대는 도덕적 가치보다 외부의 평가가 삶의 척도다. 물질적 풍요와 능력이 최우선이다. 그렇다고 부와 지위가 인간의 품격과 꼭 비례하는 것만도 아니다. 독일 철학자 페터 비에리는 저서 ‘삶의 격’에서 삶을 역(逆)으로 보기를 권한다. “상상 속에서 생의 마지막까지 가보고 그 종말의 순간에 서서 지금까지 사물의 무게를 올바르게 쟀는지 물어보면 된다”고 했다. 뭣이 중한지.

    이상권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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