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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 김진홍(인제대 스포츠헬스케어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8-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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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밝은 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평창 동계올림픽이 눈앞에 다가왔다. 4년마다 반복되는 겨울철 인류의 스포츠제전이 2011년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에 의해 한국의 평창이 개최지로 발표되던 날, 우리 국민 모두는 한마음으로 기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 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결과이니 기쁨은 배가 됐다. 국민과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과 강원도민의 염원 그리고 당시 IOC위원이기도 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많은 사람들의 헌신 없인 얻을 수 없는 결과였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 역사의 치부로 영원히 남을 국내의 정치적인 사건은 그동안 한국 스포츠 발전에 한 축을 이뤘던 경제계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혔고 이는 바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충격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위축된 대회 분위기는 대통령까지 나서 독려하고, 개최지 단체장의 기업의 협조 요청에도 좀처럼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세계 축제의 개최국 국민의 자존심과도 직결된 것으로 이를 바라보는 국민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연일 계속되는 국내외 정치적 혼란의 환경요인도 우리에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흘렀다. 그러나 그 부정적인 흐름의 발원지는 모두 한반도에서 비롯됐다. 핵미사일 정세가 남북을 냉각으로 몰아넣은 관계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기는 것도 모든 국민은 잘 안다. 양치는 목동을 믿지 않는 이유가 마을 주민에게 있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북한의 진정성을 믿지 않는 다수의 국민을 탓한다면 이도 어찌할 수 없다. 그 ‘신뢰’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근본부터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뒤숭숭한 환경에 동계올림픽 개최일이 개막식까지 겨우 17일 남았다. 남북 단일팀 문제로 아직까지 우왕좌왕하고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의 갈팡질팡이니 한심한 노릇이다. 평창 동개올림픽을 안갯속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로 활용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은 현 정부가 과거정부를 비난했던 단골 메뉴였던 불통과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대회 출전을 위해 숨이 멎을 것처럼 수많은 날들을 훈련에 땀으로 범벅이 되었을 선수들은 안중에도 없다. 다만 그들은 정치적으로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촛불의 거룩한 의미를 되새기면 ‘애국’의 잣대를 들이대도 이 정부에서는 절대로 개인의 희생을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럼에도 피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기자들 앞에 서기보다 먼저 선수와 지도자의 의견을 묻고 정부의 취지 설득과 동의를 구하는 것이 우선됐어야 했다. 그러나 역시 이 정부도 다를 바 없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아이스하키가 체력 소모가 많은 종목의 여자선수를 위하는 듯한 주무장관의 말은 선수의 피해를 인정한 꼴이 됐고, 단일팀 구성이 우리 선수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 아니고, 메달권 밖 종목의 전력 보강을 위한 취지의 총리의 발언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개인의 생각일 뿐이다. 이미 선수의 마음엔 비수가 됐으며 국민의 거센 비난은 피할 수 없었다. 급기야 총리는 1월 19일엔 ‘자신의 오해소지 발언을 인정’하면서 상처받은 분께 사과했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 벌어지는 꼴이 참으로 민망하지 않을 수 없다.

    간단하다. 기본으로 돌아가라. 평창 올림픽을 올림픽 이상의 정치적 이익 추구의 기회로 이용할 생각을 버리고, 정치가 배제된 순수한 올림픽 정신 그대로를 즐길 수 있는 지구촌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한다면 의외의 성과도 함께 따라올 것이다.

    김진홍 (인제대 스포츠헬스케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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