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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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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63) 제22화 거상의 나라 23

“우리 상표는 뭐예요?”

  • 기사입력 : 2018-0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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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들은 긍정적이다. 한국인들은 이와 반대로 비판적이다. 얼마 전에 중국의 대학교에 취재를 갔을 때 학생들이 밤 12시에도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랐었다. 한국은 샴페인을 일찍 터트렸고 중국은 이제 한국을 추월하여 전 세계를 눈 아래로 보고 있다. 한국은 중국으로 인해 여러 가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주위에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강대한 나라가 있다는 것은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런데 1호 매장을 어디에 내야 하는지 알아?”

    “몰라요. 대학가에 내는 게 좋다고 하지 않았어요?”

    “맞아. 대학가나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 역 근처에 낼 거야. 1호점은 상징적이니까 수수가에 내고….”

    “아까 빈 점포 있었어요. 그런데 임대료가 굉장히 비쌀 거예요.”

    김진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수수가는 임대료가 비싸니까 그곳에 매장을 내는 것은 바른 선택이 아니다. 신문사에서 받은 퇴직금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액수가 아니다.

    “그럼 대학가에 낼까? 제일 유명한 대학가 근처에.”

    “북경대학이요?”

    “그렇지. 북경대학은 중국 최고의 대학이라 구경하러 오는 학생들도 많아. 청화대학도 옆에 있고.”

    대학가는 젊은 학생들이 운집해 있기 때문에 유행을 선도한다. 의류매장을 대학가에 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매장에서 누가 일을 해요?”

    “매장은 처음에는 직영점으로 시작하는 거야. 1, 2호 매장이 잘 되면 업주는 점포를 내고 우리에게 돈을 내야 돼. 의류도 우리 상표가 있는 것만 팔아야 하고. 매장 외양을 비롯해 누가 봐도 저기는 K랜드구나. 한국의 옷을 파는 곳이구나 하고 알 수 있어야 돼.”

    가맹점을 만들어 가맹비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가맹비를 받으려면 꼼꼼하게 계산을 해야 했다.

    “우리 상표는 뭐예요?”

    “K랜드… Y랜드를 벤치마킹하는 거야.”

    “K랜드요?”

    “중국에서 한국제품이 질이 좋다는 건 인정하잖아? 신뢰를 얻기 위해 코리아의 K를 강조할 거야.”

    “그럼 점심 먹고 대학가 구경 갈 거예요?”

    “기왕에 나왔으니 가야지.”

    점심을 먹은 뒤에 오도구로 갔다. 오도구는 북경대학과 청화대학이 있어서 대학촌으로 불리고 지하철 13호선이 통과한다. 지하철 오도구역도 있다. 한국인 유학생들이 많아 코리아타운까지 형성되어 있다.

    “한국식당도 많이 있네.”

    김진호는 한국식당을 보자 반가웠다. 오도구는 원래 북경의 변두리였으나 대학촌이 형성되면서 서점, 미용실, 당구장, 식당, 노래방, 각종 술집, 카페까지 들어서서 도시 안의 도시가 되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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