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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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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64) 제22화 거상의 나라 24

“아직 안 끝났어요?”

  • 기사입력 : 2018-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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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대학은 대학원까지 합쳐서 3만여명이고 교수가 4000여명으로 직원들까지 합치면 약 4만명이 되었다. 청화대학도 비슷한 숫자여서 두 대학만 해도 오두구의 유동 인구가 평균 8만명이나 되는 것이다. 그곳 상가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나 주민들까지 합치면 10만명이 훨씬 넘을 것이다.

    김진호는 상가를 다니면서 의류매장을 살피고 상가 임대료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임대료는 비싼 편이었고 상가들은 장사가 잘 되었다. 그가 신문사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임대료는 간신히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인테리어 비용, 개장을 할 때 갖추어야 할 제품 비용 등이 부족하여 서경숙에게 돈을 빌려야 할 것 같았다.

    ‘다시 서울로 가자.’

    김진호는 서경숙을 만나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산사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이야기하고 한국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얼마나 걸려요?”

    “이번에는 며칠 걸리지 않을 거야.”

    “그럼 나는 집에 있을게요.”

    “그래.”

    “언제 출발해요?”

    “내일 출발하지 뭐. 서두르는 게 좋으니까.”

    김진호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기자생활을 했기 때문에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중에 하나는 항상 휴대했고 카메라도 소지했다. 녹음은 스마트폰을 주로 이용했는데 기자를 그만두고는 녹음할 일이 거의 없었다.

    서경숙을 만나면 사업계획을 제대로 설명해야 했다. 청바지를 파는 일에는 실패했어도 설득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도 사채를 빌려 사업을 했다.

    밤이 되자 날씨는 혹독하게 추웠다. 김진호는 저녁을 먹은 뒤에도 Y랜드처럼 의류매장을 하나씩 늘려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인터넷을 뒤져 연구했다.

    서업계획서를 제대로 작성하는 데는 밤 12시가 될 때까지도 부족했다. 서울에서 직접 조사를 해야할 일도 많았다.

    “아직 안 끝났어요? 만두 좀 구웠어요.”

    산사가 뒤에 와서 포옹했다.

    “나머지는 서울에 가서 해야 할 것 같아.”

    김진호가 하품을 했다.

    “그럼 군만두 먹고 영화 같이 봐요.”

    김진호는 노트북을 끄고 거실로 나갔다. TV에서 방송하는 영화는 <동탁적니>라고 하여 첫사랑을 다룬 중국영화였다. 영화 내용이 애절하다고 하여 크게 화제가 되었었다. 산사와 소파에 앉아 군만두를 먹으면서 영화를 보았다.

    “울어?”

    영화가 절반을 넘어갈 때 산사가 훌쩍였다. 남자 주인공이 사스에 걸려 격리되자 여자 주인공이 찾아가서 손을 잡는 장면이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중국의 하이틴 영화라고 할 수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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