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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인연(時節因緣)-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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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한 사전점검단이 남한을 방문하면서 다음 달 9일 열리는 2018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느닷없는 ‘평양올림픽 딱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야당은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변질됐다고 비난하고, 청와대는 이념공세를 통해 국론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스포츠를 통한 세계인의 화합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열리는 올림픽이 또다시 이념논쟁으로 확산하면서 남과 북으로 갈라진 분단의 현실이 뼈아프게 드러나고 있다.

    ▼ 1950년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이 시작되고 1953년 휴전협정을 체결하면서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갈라졌다. 휴전된 지 65년이 됐지만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수십만명의 이산가족 가운데 2000년 이후 상봉은 4677가족 2만3510명에 그쳤고, 생사와 주소 확인은 5만7410명에 그치고 있다. 이미 고령화로 숨진 이산가족이 상당수여서 앞으로 더 많은 이산가족의 만남은 쉽지 않아 보인다.

    ▼ 남북분단의 후유증은 생활 곳곳에서 나타난다. 휴전 상태가 지속됐지만 그동안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도 적지 않았고, 최근에는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갈등도 증폭되면서 불안감을 주고 있다. 혈기 넘치는 젊은이들은 의무복무로 고민하고, 군비 강화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복지가 그만큼 줄어든다. 잊고 살지만 남과 북은 잠시 전쟁을 접어둔 대치상태다.

    ▼ 최근 정부가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남북 단일팀으로 한다고 발표하면서 그동안 올림픽 참가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훈련해온 남한 선수단은 물론 지켜보는 국민들도 착잡하다. 정치적인 이유로 스포츠를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런 결단을 내리기까지 통일의 마중물을 만들어보겠다는 정부의 고민도 이해되기 때문이다. 시절인연이란 말이 있다. 법상스님은 만날 사람은 꼭 다시 만나게 된다/다만 아직 인연이 성숙하지 않았을 뿐/만나야 할 일도/만나야 할 깨달음도/인연이 성숙되면 만나게 한다고 했다. 지금은 만날 때가 아니라 인연이 성숙해지는 때인가 보다.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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