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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3만달러 시대와 개인 만족도- 이영희(삼일직업전문학교장)

  • 기사입력 : 2018-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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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한 여러 불안으로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 해를 보냈다.

    이러한 대외환경 속에도 우리 경제는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로 지난해 3%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발표한 ‘2017~2021년 경제전망 및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동안 지속되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서 올해는 3만달러 돌파를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에서 2018년을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의 원년으로 삼고 소득 수준에 걸맞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자리 개선, 저출산 문제, 고령화 등의 대안으로 여러 경제정책을 설정하고 있고 각 부처에서는 구체적 실행계획들도 적극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3%대 성장 예측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 건설경기 위축 등의 쉽지 않은 요인으로 녹록지 않다는 전망도 상존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민간연구기관의 소득 3만달러 예상보고서와 달리 정부가 소득 3만달러 진입을 직접 선언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서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990년대 1만달러 시대의 삶은 일명 마이카, 마이홈 시대가 열리면서 대중들의 가치 역시 생산에서 소비로 이행되는 등 가시적인 물질적 발전으로 기대와 축제의 장이 열렸었다.

    2만달러 시대에서는 물질적 빈곤에서 벗어나면서 여가, 레저, 웰빙 등의 새로운 개념이 대두되고 이에 걸맞은 주 5일제 근무제 등도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시행되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시되고 있지만 그때를 되돌아보면 당시 변화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하게 된 것이고 또 국민소득의 성장단계마다 개인의 삶에 상상하지 못했던 풍족과 발전을 이뤄왔음을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3만달러의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과거라면 이런 발표에 큰 기대를 하겠지만 지금의 우리네는 마냥 그러하지가 못한 것 같다. 현재의 여건에서 3만달러의 시대가 쉬이 오겠냐는 부정적 시각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요인은 설사 더 큰 경제성장을 이룩한다 하더라도 나 개인에게는 얼마만큼의 여유와 만족감, 행복감이 올지 알 수 없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빈곤을 겪던 과거에는 정부의 경제성장에 따른 적절한 제반 사회정책으로 삶의 질이 상승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제는 절대적 빈곤으로 인한 불만족이 아니라 비교대상으로 인한 상대적 상실감과 박탈감이 행복 척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정보매체의 발달로 과거는 비교대상이 주변 동네였다면 이제는 실시간으로 서울 중심부 아니 전 세계의 사건과 상황을 쉬이 알 수 있어 비교대상의 범위가 넓고 높아진 것이다.

    또 투기로 인한 큰 수익자, 정치인 및 재벌 등 거액의 뇌물수수사건, 금수저의 갑질, 일부 연예인들의 과한 호화생활 등의 기사 등을 접하면서 상실감과 박탈감은 더 커지고 불만족의 수위가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경제적 성장을 주도하고 제반 복지향상, 고용개선, 사회빈부 격차해소, 균형적 배분에 전력한다고 해서 항상 정의사회가 구현될 수는 없을 것이고, 정보매체의 발달로 물질만능주의가 더 심각해져 상실감과 가치관 혼란을 더 가져올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자신을 지키는 고유한 긍정적 가치와 철학의 신념을 뿌리내려야 한다. 이 강력한 신념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위로가 되는 중심 버팀목이 되어야 하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느끼는 자아존중감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질 상승과 행복이 아닐까 한다.

    이영희 (삼일직업전문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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