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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윤리도덕 교과서 ‘판화집’- 채경혜(합천군 대장경사업소 행사전시운영담당)

  • 기사입력 : 2018-0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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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몇 차례 국제전을 기획하면서 수준 높은 세계 현대판화를 국내에 소개하기도 하고, 또 외국 작가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인지하게 된 것은 한국현대판화가 세계 속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역사적 원동력을 바탕으로 하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작가로서 현대적 판화기법에 빠져 우리나라 고판화의 역사적 가치를 특별히 인식할 기회가 없었는데 다른 나라 작가들이 한국판화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을 때 받았던 상처가 오히려 우리 고판화와 대장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소중한 기회가 됐던 셈이다.

    우리나라는 목판 제작에 있어서 종주국임을 자부해도 좋을 만큼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세종 때 발간한 <삼강행실도>는 조선시대 대중화된 윤리도덕 교과서로 최초로 주제를 가지고 발간된 판화집이다. 유명 화가인 안견·최경·안귀생 등이 그림을 그리고 대선사 홍희 등 20명의 승려를 포함한 총 109명의 각수(刻手)가 참여하였는데 이를 보면 당시에 판각 전문가 집단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유산을 가진 우리는 우리나라 고판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중국의 문화대국정책을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2007년 중국 선전시를 처음 방문했을 때 선전시는 관란지구에 5개년 계획으로 총 3000억의 재원을 들여 국제 판화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발표했었다. 우선 ‘관란판화비엔날레’를 개최해 세계 미술시장과 작가들의 이목과 관심을 불러 모으고, 오리지널판화 제작, 전시, 교류, 연구, 후진 양성 그리고 시장 개발을 하나의 축으로 하는 판화와 산업이 함께하는 종합적인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6개월 뒤 안휘성 여행에서 발견했던 것은 관란지구에서 제작한 안휘성 유적지 판화였다. 중국의 유적지와 그 지역 출신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작업은 당시 내게는 놀랍기만 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러한 프로젝트는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채경혜 (합천군 대장경사업소 행사전시운영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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