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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의 빛과 그림자- 방태진(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 기사입력 : 2018-01-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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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말 대학원 첫 수업에서 ‘바다가 왜 푸른가?’ 하는 질문에 갑자기 숨이 막혀 버린 기억이 있었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 왔던 세대이었기에 ‘무엇이’ 아닌 ‘왜’라는 질문에는 대답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지금이야 초등학생도 이러한 질문에 망설임 없이 쉽게 대답하는 것을 보지만 예전에는 대학원 전공자로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요즘은 왜 바다냐고 질문을 하고서는 대답은 우스갯소리로 인간이 바라는 대로 다 들어 준다고 하면서, 원대한 바다에서 꿈을 키우고 바다의 무한함에 늘 감사한 맘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곤 한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항상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진정 바다의 중요성을 느끼고 실천해 나아가는 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만 같다.

    바다는 국토 면적이 협소한 탓에 농지로, 항만으로, 공단으로 다 내어주었고, 수산물 소비 1위 국가인 우리에게 각종 먹거리를 아낌없이 제공해 왔으며, 최근 등산을 제치고 취미 1위로 등극한 낚시레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기만 한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은 바다가 영원히 아낌없이 주기만 할 것으로 착각해선지 지속 가능성에 대하여는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낚시터에 버려진 무분별한 밑밥과 쓰레기, 세계에서 두 번째라면 서러울 정도의 스티로폼을 비롯한 어구 잔해들, 육지에 대한 지나친 애착으로 끊임없이 요구되는 매립과 거침없는 해역 이용, 물고기는 사라지는데도 감척하지 않는 어선들은 바다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언제까지나 바다가 늘 푸른 빛만을 보여주리라고 착각하는 순간 재앙은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바다는 자연의 법칙과 지속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이용하고 후손들에게 고이 물려줄 때 늘 푸른 빛을 우리에게 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엄청나게 무섭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방태진(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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