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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과 의사로 사는 법- 김윤규(마산의사회장)

  • 기사입력 : 2018-0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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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선과 의사로 살아온 지도 어느덧 25년 정도 됐다. 의학에는 많은 과가 있다. 그중에 방사선과(현 영상의학과)라고 하면 아직 생소하신 분이 많을 듯하다. 방사선과는 X-선, 초음파, 자기력을 이용한 검사기계(X-선촬영기, 유방촬영기, 초음파검사기, CT, MRI)를 이용해서 병을 진단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아마 한 번 이상 이런 검사를 받았겠지만, 아직 판독을 방사선과 의사가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도 있을 것이다.

    현대의학은 과학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고, 지식의 방대함은 이미 한 사람이 다 습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영상을 다루는 부분을 독립시켜 과를 만든 것이 방사선과이다. 방사선 촬영은 면허를 가진 방사선사가 담당하고, 방사선과 의사는 촬영된 사진을 판독하거나 초음파 검사처럼 실시간으로 하는 검사를 담당한다.

    방사선과 의사는 환자를 직접 대하기보다 필름이나 영상을 통해 진단한다. 영상은 참 공평하다. 모두 차별 없이 흑백으로 나온다. 일반인들이 영상을 보면 딱 두 가지 색깔(검은색과 흰색)만 보인다. 우리는 거기에 조금 더 흰색, 조금 덜 검은색을 구별해서 이의 대조도를 이용해서 판독한다.

    어떤 이들은 서울의 큰 병원에 가면 영상도 컬러로 멋있게 나오는 줄 아는데, 영상은 전 세계 어디서나 똑같다. 컬러 영상은 흑백 영상의 보조로 주로 장기의 기능이나 혈류를 보는 데 추가적으로 사용된다.

    우리가 사진을 볼 때는 환자가 마주보는 자세로 영상을 건다. 그러다 보니 좌우가 바뀐다. 방사선과 의사에게 길을 물어 보지 말라. 어쩌면 반대로 가르쳐 줄 수도 있다.

    그리고 비만에 대한 기준도 다르다, 초음파 검사할 때 췌장이 다 보이면 날씬한 거고, 안 보이면 뚱뚱한 거다.

    방사선과는 컴퓨터 기술과 더불어 발전한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스캐너 안에 당신이 들어가기만 하면 AI(인공지능)가 예쁜 목소리로 당신의 진단명을 전부 말해 주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지금 같은 인간적인 방사선과 의사를 더 그리워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윤규 (마산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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