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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창원지검, 여검사 인사에 최초로 보도자료 낸 이유는

  • 기사입력 : 2018-0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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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사부 우수 여검사의 공안부 발탁.’

    최근 법무부가 일반검사에 대해 정기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창원지검이 한 여검사의 인사 소식을 전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검찰이 정기인사와 관련해 지검장 등 간부급 검사에 대한 인사를 보도자료로 내는 경우는 있지만 평검사 중 특정인에 대한 인사 소식을 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확인해 본바 창원지검이 평검사에 대해 인사 관련 보도 자료를 낸 것은 지검 역사상 이번이 최초였다. 보도자료의 내용은 이렇다. ‘2018년 상반기 정기인사에 맞추어 형사부에서 묵묵히 근무하며 우수한 업무실적을 쌓은 A 여검사를 공안부 수석검사로 발탁했다.’ 자료에는 A 여검사의 수사실적 내용도 들어 있었다.

    최근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전직 법무부 고위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시민단체들의 진상규명 촉구가 잇따르고 성차별적인 검찰의 조직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법 정의 구현’을 내세우는 검찰 조직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에 대해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창원지검에 이례적인 보도자료가 나온 경위에 대해 물었다. 최근 이슈와 전혀 상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번 여검사의 공안부 배치로 ‘창원지검에 공안부 여검사 2명은 최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도자료에는 최초로 공안부 여검사 2명이란 표현은 찾을 수가 없었다. 사실 그 내용이 있다 해도 특별할 것이 없다.

    창원지검은 보도자료 서두에 언급된 ‘묵묵히 근무하며 우수한 업무실적을 쌓은’ 여검사를 강조하고 싶었던 듯하다. 묵묵히 근무하는 것이 우수한 업무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여검사는 묵묵히 일해야 우수한 검사’라는 뜻으로 읽히는 건 비약일까. 서 검사는 자신을 드러내며 성폭력 피해를 용기있게 드러냈다. 묵묵히 근무만 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서 검사를 통해 각계에서 미투(me too) 캠페인이 퍼지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묵묵히 있어서는 어느 것 하나 바뀌지 않는다.

    김용훈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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