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22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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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픔 내려놓고 부디 편안히 쉬시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위령제 열려
지난 3일 유족 등 1000여명 모여

  • 기사입력 : 2018-02-0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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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자가 고인 40명의 이름을 차례대로 호명했다. 유가족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영정 앞으로 나가 국화 한 송이씩을 바치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통곡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 1000여명도 두 손을 모아 유명을 달리한 이웃들의 명복을 빌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합동위령제가 지난 3일 오전 11시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던 밀양문화체육회관에서 엄숙하게 거행됐다. 합동위령제엔 유족 160여명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 박일호 밀양시장,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표, 박종훈 교육감, 시민 등 1100여명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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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일호 밀양시장이 지난 3일 밀양 세종병원 희생자 합동 위령제 후 다중이용시설 관리·감독 강화 등 계획을 밝히고 있다./전강용 기자/



    체육관 1, 2층을 채운 참석자들은 위령제가 끝나는 순간까지 차분히 자리를 지키며 고인들의 편안한 영면을 기원했다. 묵념에 이어 경과보고와 귀신을 맞이하는 강신례, 추도사와 유족인사, 종교의식 등이 차례로 이어지고 마지막 순서인 헌화가 시작되자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한 유족은 ‘우리 숙이 불쌍해서 우짜노.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라며 오열하다 끝내 주저앉아 다른 유족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로 돌아왔다. 고인의 영정 앞에 선 다른 유족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헌화한 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절을 했다. 헌화가 진행되는 30여분간 유족들이 슬프고 서럽게 우는 소리와 사회자가 부르는 고인들의 이름만이 체육관 안에 울려 퍼졌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과 취재진들의 눈가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어머니를 여읜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딸과 함께 위령제에 참석한 신모(65·여·밀양시 내일동)씨는 “희생자 모두가 우리 이웃이라 남의 일이 아니다”며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어머니를 떠나보낸 친구를 위로해주려고 왔다”며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고개를 숙였다.

    유가족들은 자신의 일인 양 아픔을 함께해준 시민들에 감사한 마음을 표하면서 고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유가족 대표로 인사에 나선 김승환씨는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주신 분들 덕택에 슬픔을 딛고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었다”며 “특히 화재현장에서 도움주신 시민들과 구조에 최선을 다해준 소방관들, 합동분향소를 찾아준 1만여명의 시민들, 화재 이후 매일 늦은 밤까지 고생하고 장례 지원을 해준 정부와 밀양시에도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김씨는 또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불필요한 책임 추궁은 자제해달라”고 말하며 살신성인 정신을 보여준 세종병원 의료진 3명의 의사자 지정과 소방직 공무원 국가직 전환, 소방장비 현대화, 다중이용시설 소방입법 강화 등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헌화가 모두 끝난 낮 12시 30분께. 유족들은 떠나야 하는 혼령들을 보내지 못한 채 한참이나 서성이며 눈시울을 붉혔다. 예닐곱 살의 유치원생들은 4~5m 길이의 추모 그림을 그려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색색의 크레파스로 곱게 인물을 담은 그림에는 ‘간호사 언니 아프지 마세요’, ‘할아버지, 할머니 하늘나라 가서도 건강하세요’ 등의 위로가 가득 담겨 있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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