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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해체와 청소년- 이현석(경상남도일시청소년쉼터 소장)

  • 기사입력 : 2018-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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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출하기 전 내 맘은 폭주기관차 / 모든 것이 화가 나고 짜증났던 / 가출 결심 때 내 맘은 사형수의 마음 / 불안 불안하며, 편안했던 / 가출 후의 내 맘은 갓 태어난 아기 / 넓은 세상으로 새롭게 뛰어드는.’

    2006년 청소년쉼터에서 만난 한 가정밖청소년(가출청소년)이 쓴 ‘내 마음’이라는 글이다.

    어린 나이에 부모의 이혼과 모친과의 연락두절을 겪고 점차 심해지는 부친의 폭력과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거리로 ‘탈출’해 자살을 생각하다가 청소년쉼터를 만나게 돼 건강을 회복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중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며 조심스럽게 꺼내보였던 마음속 깊은 이야기다.

    ‘단순 가출’이 많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청소년쉼터에 입소하는 청소년의 가출원인 1위는 ‘부모의 폭력’이다.

    따뜻하고 든든한 보금자리가 돼야 할 가정이 오히려 폭력, 학대, 방임, 유기 등의 역기능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소통이 없거나 결속감과 소속감 등 가족 단위의 정서적 기능이 파괴되고 단절돼 가는 해체로 진행 중인 가정이 우리 지역사회에도 많이 존재한다.

    국회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청소년복지지원법 시행령을 개정했고, 지난해 6월 21일부터 가정폭력, 친족관계인 사람에 의한 성폭력 등 가정으로 복귀해 생활하기 어려운 사유가 원인이 돼 가출한 경우, 해당 청소년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청소년쉼터에서 퇴소시킬 수 없도록 하는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최근 유독 이슈화되는 인륜 범죄 사건들의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가정해체 및 폭력, 불화로 인한 문제’가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웃의 불행을 방치하면 결국 자신에게도 피해가 돌아오는 부메랑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 가정해체로 인한 문제와 부작용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불안과 나아가 국가의 불행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사회 청소년 모두가 인간적 삶을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 우리의 당면 과제다.

    이현석 (경상남도일시청소년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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