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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입춘방- 전강준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8-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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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입춘을 맞아 크게 길하고 따스한 기운과 경사스러운 일이 많으리라.’ 어제(4일)가 입춘(立春)이다. 입춘 날에 대개 대문이나 기둥 등에 이 같은 글귀를 써붙여 풍요로운 복을 빌었다. 이를 입춘첩(立春帖) 또는 입춘방(立春榜)이라 하는데 입춘 시간에 맞춰 붙여야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올해의 입춘 시간은 4일 오전 6시 28분으로, 입춘방이 효험을 보려면 부지런해야 했다.

    ▼입춘이 들 시간이 매년 달라 그 시간에 맞추기는 여간 부지런하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입춘을 전후해 대문 등에 붙인다. 시간이 맞아떨어지면 좋겠지만 비슷한 시간대라도 가족의 건강과 복을 빌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각 지역 기관 등에는 서예가 등과 함께 입춘방 및 가훈 써 주기 행사를 하기도 한다. 물론 필체가 서툴러도 직접 좋은 문구를 써넣은 가정도 있다. 모두 무탈하고 복을 비는 마음이야 똑같다.

    ▼그럼 입춘방을 언제까지 붙여놓아야 하는가. 원래 이듬해 입춘까지 1년을 그대로 두었다가 입춘방을 지난해 입춘방 위에 덧붙이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하지만 우수(19일) 전날에 입춘방을 떼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몇 달간 붙여놓기도 한다. 가족이 무탈하다는 믿음이 있는데 붙인 입춘방을 떼기는 여간 쉽지 않다. 요즘은 입춘방이 모바일로도 받을 수 있어 휴대폰 바탕화면에 사용하기도 한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다. 부정적인 말을 쓰는 사람은 부정적 인생이, 긍정적인 말을 쓰는 사람은 긍정적인 삶을 살게 된다고 한다. 입춘방을 써 붙이는 것도 그와 같은 게 아닌가 한다. 나쁜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것이 인생이라고 한다면, 글귀로 막아보자는 것이 입춘방의 뜻일 것이다. 한 해를 넘기는 시점에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했다고 하지 말고, 입춘방의 글귀나 올 한 해 마음가짐처럼 모두 잘 이뤄져 올 말에 건양다경(建陽多慶)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전강준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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