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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RG 발급 외면, 벼랑 끝의 중소조선사

  • 기사입력 : 2018-0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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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지연으로 생산·수출이 반 토막 난 지 오래전인 소형조선사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5일 국회 산업위 정유섭 의원에 따르면 소형조선사 대상 RG 발행이 전체 실적의 불과 0.4%인 272억원에 그쳤다고 한다. 지난해 조선사 RG 금액이 6조1400억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금융권이 소형조선사들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의 늑장지원에 은행권의 RG 발급 외면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형조선사들은 사면초가에 처했다. 천문학적 손실을 보인 대형조선사들만 배려하는 듯한 인상마저 풍기고 있다. 부정적인 기류가 거듭 쌓이면서 극심한 경영난으로 최후의 기로에 놓일 상황이 우려된다. 눈앞의 손익계산서만 챙기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 같다.

    금융권이 ‘몸 사리기’에 급급하면서 소형조선산업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 걱정된다. 2016년에 바닥을 찍은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80% 급등했다고 한다. 조선산업 회복세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RG 발급도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수주절벽의 상황이 반전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소조선사들의 부진은 RG 발급과 곧바로 연결돼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사에 전체 발급금액의 83.4%인 5조1162억원, STX 등 중견조선사에는 16.2%인 9947억원이 발급됐다. 반면 소형조선사의 RG 발급은 지난해 13건에 불과했다. 이대로 방치하면 소형조선사는 90% 이상 축소되면서 줄도산 위기가 불 보듯 뻔하다.

    실책이란 지적 하에 도마에 오른 조선정책을 놓고 정·경제계뿐 아니라 지역민의 비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끝없는 추락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소형조선사 근로자와 가족들은 절박한 심정이다. 지역경제에 엄청난 상처를 입힌다는 사실도 무시해선 안 된다. 그간 극한의 구조조정을 펼치는 자구노력을 해온 중소조선사들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회생 가능성이 충분한 소형조선사를 놓고 수박 겉핥기식의 대책은 금물이다. 하루라도 빨리 정부와 금융권은 RG 발급 등 현실적 지원을 서둘러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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