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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74) 제22화 거상의 나라 34

“또 사랑해요”

  • 기사입력 : 2018-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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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둥이라는 말은 애매하다. 김진호는 자신을 바람둥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여자들에게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 여자들을 만나서 육체의 사랑을 나눌 뿐이었다.

    “나쁜 사람.”

    원심매가 눈을 흘겼다. 그러나 진심은 아니다. 그녀와 김진호는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는 것뿐이다.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김진호의 얼굴로 가져왔다.

    크고 예쁜 가슴이다.

    밍밍한 살덩어리가 입속으로 들어왔다. 김진호는 그녀의 가슴을 입속 가득히 넣었다.

    “음.”

    원심매가 기꺼운 표정을 지었다. 원심매는 마흔두 살이고 하얼빈에서 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딸만 하나 낳고 말았다고 했다.

    한때 중국은 산아제한을 국가적으로 실시했다. 원심매도 딸 하나를 낳았으나 더 이상 낳을 수도 없었다. 최근에 하나를 더 낳을 수 있게 되었으나 이제는 나이 때문에 출산이 어려워졌다. 게다가 그녀는 수술을 했기 때문에 아기를 가질 수 없었다.

    “아까 포장마차를 봤어요.”

    “포장마차에서 뭐 먹고 싶어요?”

    “어묵.”

    “나갑시다.”

    김진호는 원심매와 함께 포장마차로 갔다. 거리는 눈으로 하얗게 덮여 있었다. 인근에 대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포장마차에 젊은 사람들이 있었다. 포장마차에서 양꼬치를 안주로 소주 한 병을 비우고 모텔로 돌아왔다.

    “또 사랑해요.”

    원심매가 김진호에게 달려들었다. 김진호는 원심매와 함께 다시 사랑을 나누었다. 이튿날 김진호는 9시가 되어서야 눈을 떴다. 모텔을 나와 원심매와 함께 순댓국을 먹고 을지로 6가에 있는 숙소까지 데려다가 주었다.

    “이따가 전화할게.”

    원심매를 가볍게 포옹했다. 원심매는 행복한 표정이다.

    사무실에는 직원 세 사람이 모두 출근해 있었다. 김진호는 그들과 함께 K랜드 사업을 토론했다. 인간이 옷을 입고 사는 이상 의류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다. 점심은 넷이 함께 먹었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서경숙을 찾아가 한국에서 직원 3명을 채용한 일을 이야기했다.

    “내가 제대로 못하면 누나가 일깨워줘.”

    의류사업으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일 오후에 북경으로 간다고? 비행기는 없잖아?”

    “배로 가야지. 대학가에 직영점을 계약하고 사무실을 내야 돼.”

    중국 관광객들이 많아 비행기는 최소한 열흘 전에 예매를 해야 했다.

    “그래. 열심히 해라.”

    “고마워 누나.”

    김진호는 서경숙과 포옹을 한 뒤에 사무실로 돌아왔다. 송진화와 함께 매장 디자인을 검토한 끝에 노란색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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