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19일 (화)
전체메뉴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新 팔도유람] 충남 보령 ‘천북 굴 구이’

불맛 '굴', 입맛 '굿'

  • 기사입력 : 2018-02-09 07:00:00
  •   

  • ‘타다닥~타다닥~.’빨갛게 달아오른 석쇠 위에 올려진 굴 굽는 소리다.

    충남 보령 천북 굴 단지는 매서운 한파에도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석쇠 위에 굴을 구우며 겨울의 낭만과 맛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눈이 내리고 날씨가 추울수록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천북 굴 구이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굴맛을 보려는 전국의 미식가와 천수만의 아름다운 겨울 정취를 느끼려는 여행객들이 너도나도 찾으면서 천수만이 활기를 띠고 있다.

    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천수만의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하며 모닥불 앞에서 굴을 굽는 모습은 정겹기만 하다.


    메인이미지
    외국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은 천북 굴.

    천북 굴은 천수만의 넓은 갯벌과 서해의 명산 오서산에서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 충분한 일조량 등 최적의 환경에서 3~4년 동안 자라 맛과 영양에서 최고를 자랑하며 굴 구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천북 굴은 남해안의 굴에 비해 조금 작고 둥글둥글하지만 맛은 좋다. 지금은 굴 구이에 좋은 남해안 굴을 찾는 미식가들이 늘면서 남해안 양식굴의 최대 소비처가 된 지 오래다.

    천북 굴 구이는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봄이 오는 3월까지가 제철이다.

    추운 겨울 아낙네들이 밖에서 일을 하다 춥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모닥불에 굴을 던져 구워먹던 것이 지금의 굴 구이가 됐으며, 그 맛이 담백하고 고소해 겨울철 별미가 됐다.

    전국 어딜 가나 ‘원조 천북 굴 구이’라고 간판을 걸고 영업할 정도로 천북 굴 구이는 겨울철 먹거리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석쇠 위에 굽는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할 만큼 맛뿐만 아니라 영양도 풍부해 겨울철 체력회복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빈혈과 간장병 환자에게도 좋아 웰빙음식으로 큰 사랑을 독차지한다.

    특히 천북굴은 미네랄이 풍부한 갯벌에서 햇볕과 바람, 물 등 자연 그대로의 서식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굴의 제맛을 낼 수 있다.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고 소화흡수력이 뛰어나다.

    굴 구이의 맛은 국내 미식가들뿐만 아니라 입맛이 까다로운 외국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아 겨울이면 천북 굴 단지를 찾는 외국인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메인이미지
    천북굴은 미네랄이 풍부한 갯벌에서 햇볕과 바람, 물 등 자연 그대로의 서식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굴의 제맛을 낼 수 있다.

    굴 한 광주리를 불에 올려놓고 먹다 보면 어느 새 광주리는 텅 비고 만다. 광주리가 비면 싱싱한 소라, 바지락, 맛조개, 가리비, 홍합 등이 채워져 같이 구워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별한 맛을 원하는 미식가들은 돼지고기의 삼겹살을 준비하면 된다. 삼겹살에서 흐르는 기름에 깐 생굴을 함께 구워먹는 맛도 일품이기 때문이다.

    굴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도 겨울철 잃어버린 입맛을 사로잡는다.

    굴 향기가 가득한 굴 국수와 굴 밥, 굴로 만든 탕수육, 굴과 돼지고기가 조화를 이룬 굴 보쌈, 굴회, 굴전 등 굴을 이용한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또 아낙네들이 정성스럽게 깐 생굴에 바로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어리굴젓은 밥상에 올려져 온 가족이 즐겨 먹을 수 있는 밑반찬으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광어나 농어, 우럭, 낙지 등 연안에서 갓 잡은 싱싱한 자연산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행운도 만날 수 있다.

    더욱이 겨울철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먹거리를 제공한다.

    굴 한 광주리를 구워 먹는 데 3만원, 한 가족이 굴 구이와 굴 밥 등 한 끼 식사를 해결해도 6만~7만원이면 충분하다.

    보령시와 홍성군을 잇는 홍보방조제 끝자락에 위치한 장은리 굴 단지에는 허름한 굴 구이집 9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올 10월이 되면 굴 특화단지 조성으로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 영업을 하게 된다.

    천북 장은리는 굴 특화단지 지정으로 국·도비 117억원 등 모두 238억원을 투입해 오는 10월까지 3만1653㎡가 재개발돼 유통 및 가공시설, 도로·하수도처리시설, 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완벽히 갖추게 된다.

    천북 굴 단지는 겨울철 20여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지만, 수십 년간 상인들이 국·공유지에 불법 가설건축물에서 영업했으나 새로 단지가 조성되면 현대화된 건물에서 모두 합법적으로 영업이 가능해 쾌적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굴 구이를 맛볼 수 있어 지역 브랜드화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인이미지
    충남 보령 천북 굴단지에는 90여곳이 모여 성업 중이다.

    천북 굴 구이도 매년 12월이면 축제를 연다.

    축제가 열리면 전국에서 몰린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장은리 굴 단지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아쉬움을 남긴 채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로 겨울철이면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

    또 천북지역이 전국 최대의 양돈농가 밀집 지역답게 양돈농가에서 돼지를 제공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푸짐한 돼지고기와 굴을 제공하는 것도 큰 자랑이다.

    주변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아름다운 천수만의 경관을 조망하는 천수만지구 농어촌 테마공원은 장은리 굴 단지 주차장에 굴을 비롯한 6개 테마를 주제로 조성됐다.

    ‘굴향나루’ 메인 테마공원을 비롯해 해안가에는 ‘소망나루’ 전망대(190㎡), ‘파랑나루’ 해변조망광장(202㎡), ‘너울나루’ 해변휴게쉼터(2527㎡)와 1.2km ‘해나루길’ 해변트레킹 코스가 조성됐다.

    특히 굴향나무 메인 테마공원에는 굴단지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탐방객 안내소와 이벤트 광장 등을 설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봉화산 등산로 정상에 전망대를 설치해 천수만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또 해나루길 해변 트레킹코스는 기존 임도와 등산로를 최대한 활용해 바다를 보면서 트레킹할 수 있도록 조성돼 천수만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산책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천북 굴 단지부터 홍성 남당항까지 이어진 홍보방조제를 지나 서해안 최대의 서산 AB지구 방조제까지 이어진 방조제 길은 천수만의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최고의 코스다. 남당항에서는 겨울철이면 새조개를 맛볼 수 있는 새조개 축제가 열려 천북굴도 맛보고 남당리 새조개도 맛볼 수 있다.

    메인이미지
    천북 굴 단지에서 바라본 천수만의 낙조.

    인근 오천항에는 조선시대 서해안 해안방어를 책임지던 충청수영성이 있던 곳으로 우리나라 키조개 70%가 이곳에서 생산되며 싱싱한 키조개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와 보령8미의 오천 간재미 무침요리를 맛볼 수 있다.

    충청수영성 대표시설인 영보정은 다산 정약용이 “세상에서 호수·바위·정자·누각의 뛰어난 경치를 논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영보정(永保亭)을 으뜸으로 꼽는다”고 했을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또 상사봉에는 충청수영 해안경관전망대가 있어 이곳에서는 원산도, 삽시도 등 보령의 도서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충청수영성, 오천항, 천수만, 보령호, 미인도를 볼 수 있어 서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찾는 관광객들이라면 꼭 들러볼 장소이다.

    이와 함께 천주교 순교성지 갈메못성지와 전기의 생산에서 이용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보령화력 에너지 월드도 있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나들이객들에게는 체험학습의 장소로도 제격이다.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은 겨울의 낭만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대천해수욕장의 집트랙과 레일바이크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전일보= 최의성 기자·사진=보령시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