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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온라인 시대의 부동산 중개업- 김종섭(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 지부장)

  • 기사입력 : 2018-0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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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느새 세대를 불문하고 인터넷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에서 날씨와 하루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밴드를 통해 하루의 소통을 시작한다. 카카오 톡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지시하기도 하고 오랜 친구를 찾아 대화를 나누기도힌다.

    부동산 중개업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수년 내에 우리 중개업계에도 예전의 할아버지들이 운영하던 복덕방의 모습은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시절이 다가왔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온라인이 주는 편리함의 이면에는 역시 정보의 불균형과 독점의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계업 신규진입자는 지난해 경남지역 기준 1665명이고 전국 기준 2만여명이다. 과히 레드오션 중에 으뜸이라고 할 수도 있다. 과연 이 중개업에 기대를 걸어도 되는 것일까?

    흔히 공인중개사시험을 ‘중년의 고시’라고 부르며 수많은 사람들이 준비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회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연매출과 영업비용을 설문조사한 결과, 연매출이 48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 무려 76%였고 1200만~2400만원 이하라고 답변한 비율이 22%나 된다.

    많은 은퇴자들과 창업자들이 중개업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초기 투자비용이 적다는 것이다. 중개업이 무형의 작업이고 원자재나 재고가 있을 수 없기에 일면 매력적인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자영업자인 공인중개사는 영업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예전에는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냈지만 지금은 대형 포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포털의 부동산 카테고리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자본력이 있어야 순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고 공인중개사들은 그들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네이버에서 우수활동 중개사 제도를 도입했다. 지역별로 전체 중개사 비율 30%를 할당해 공인중개사 줄 세우기를 시작한 것이다. 우수활동 중개사가 되기 위해서는 많게는 5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가뜩이나 영세한 중개업소의 출혈 경쟁을 심화시키고, 이런 식으로 포털에 종속화되면 중개업시장은 백년하청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대형 포털에 대항하기 위해 ‘대형포털사이트 유료매물 내리기’와 ‘네이버 매물 셧다운’ 캠페인을 시작했다.

    전국 최초로 창원 성산구지회에서 시작했으며, 경남지부 산하 22개 시군구지회에서 동참해 1월말부터 시행하고 있다. 우리 협회는 대형 포털의 종속을 당당히 거부하고 자체 거래정보망인 ‘한방’ 사용운동에 나섰다.

    대형 포털에 만연해 있는 허위매물을 차단하고 소비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안전하게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또 ‘한방’ 홍보를 위해 대대적인 TV광고를 시작했고, 전 회원이 매물정보를 ‘한방’으로 집중하게 된다면 더 알찬 정보, 더 안전한 거래질서 확립을 통해 더 나은 중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협회가 벌이고 있는 거대 포털과의 전쟁은 자칫 업계의 이해관계에 의한 작은 다툼으로 비쳐질 여지도 있지만 거시적인 시각으로 보면 거대자본과 소상공인의 구도, 정보독점 등의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협회는 일련의 캠페인을 통해 상생의 의미를 생각하고, 부동산 거래가 효율적이고 안전할 수 있도록 변화의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갈 것이다.

    김종섭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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