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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밖 청소년에게 따뜻한 시선을- 이현석 (경상남도일시청소년쉼터 소장)

  • 기사입력 : 2018-0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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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출청소년이라고 하면 비행, 일탈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오랜 기간 거리의 청소년에 관한 자극적인 미디어 보도와 함께 주변 이웃의 가정 상황에 대해 갈수록 무관심해지고 있는 풍토에서 비롯된 인식의 결과물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청소년쉼터와 같은 현장에서 만나는 가출청소년들은 ‘단순 가출’인 경우보다 가정해체로 인해 거리로 탈출한 청소년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우리 사회는 명예퇴직, 정리해고, 실업 등이 개인의 문제일 뿐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책임도 함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노숙인쉼터가 설치되었고 2003년 7월부터는 사회복지사업법에 포함되었다.

    한편 같은 시기인 1998년에 설치된 청소년쉼터는 무려 20년의 기간이 걸려 2017년 2월 사회복지사업법에 포함되면서 사회적인 정책대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는 청소년의 ‘가출’은 개인의 문제이므로 집으로 돌려보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우리사회의 기존 인식에서 가정해체로 인해 거리로 ‘탈출’하는 청소년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사회의 책임이고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 1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현행 청소년복지지원법 용어인 ‘가출’을 ‘가정 밖’으로 대체하고 가정 밖 청소년 지원과 대책 마련을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가출을 잠재적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소년법 해당 조항에 대한 삭제를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가출이라는 행위 자체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원인을 예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가정 밖이라는 상황에 초점을 두고 실질적 보호와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용어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해체된 가정에서 폭력과 방임으로 거리에 내몰리고 사람들로부터는 ‘비행청소년’이라는 낙인을 받아 왔던 가정 밖 청소년들이, 이제는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여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현석 (경상남도일시청소년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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