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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기본역량 진단- 김성열(경남대 교육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8-0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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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의 대학들이 교육부가 금년부터 실시하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 준비에 바쁘다. 대학이 학생들을 교육하고 취업에 준비시키는 등 대학으로서 기본적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절한 수준의 인적·물적·재정적 여건과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은 2015년에 처음 실시했던 대학 구조개혁 평가의 부작용을 개선한 새로운 버전이다.

    대학들은 인구절벽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진단이나 평가를 모두 반기지는 않는다. 진단과 평가는 그것을 받는 당사자들의 민낯과 속살을 외부로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단과 평가는 무엇이 모자라고 넘치며 어디에 더 노력해야 하는지를 알려줌으로써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제1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는 정원감축에만 초점을 두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학들을 전국 단위로 세세하게 등급화하였다. 평가결과가 재정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아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고, 대학의 서열화를 심화시켰다는 비판들이 나왔다. 교육부는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여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대학 기본역량 진단으로 바꾸고 그 내용과 방법을 개선하였다.

    특히 진단 결과에 따라 정부가 재정지원을 통하여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대학교육의 질을 혁신하도록 하였다. 정원 조정에 대한 권고도 이전 평가와는 달리 강제적이기보다는 합리적 수준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대학들이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잘 준비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준비가 보고서를 잘 쓰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당연히 대학으로서의 기본역량을 제대로 갖추기 위하여 평소에 노력하는 것이 준비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대학들은 대학발전의 청사진을 그리고 이에 근거하여 대학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 일관성 없이 임시변통으로 변화에의 압력에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한다면 대학은 발전할 수가 없다.

    둘째, 대학은 교육하기에 충분한 교육여건을 구비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아직도 충분하지 않은 대학들이 더러 있다. 전임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적절한 수준으로 대우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육 및 연구, 학생지원 등에 충분한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하고 장학금 등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이 일은 대학등록금이 동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립대학에게는 쉽지 않아 고민이 깊다.

    셋째, 대학들은 학생의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이제까지 교수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는 비판을 받는다. 대학과 교수들이 학생을 교육과 대학 운영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정규교과와 비교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학생들의 진로와 그들의 고민을 상담하는 체제를 갖추고 학생의 심리적 안녕과 진로탐색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성과를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많은 대학들이 그동안 높은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혁신보다는 대학진학률에 기대어 주로 양적 성장에 치중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점에서 정부 주도의 대학평가는 대학학령 인구의 절벽과 제4차 산업혁명 등 사회변화에 둔감한 대학 생태계를 바로잡는 데 어느 정도 유효했다. 그러나 대학의 변화와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려면 정부는 대학의 자율적 혁신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대학교육 혁신이 정부에 의하여 촉발되더라도 그것을 완성하는 것은 대학이기 때문이다. 대학은 대학기본 역량 진단을 계기로 대학교육 질 개선을 위한 혁신역량을 한층 더 키워 나가야 함은 당연하다.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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