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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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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79) 제22화 거상의 나라 39

“집에 일찍 가야 되지 않아?”

  • 기사입력 : 2018-0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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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섭은 단란주점 앞에까지 나와서 배웅했다.

    김진호는 정태섭과 헤어지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가까운 곳에 모텔이 하나 보였다. 모텔로 천천히 걸음을 떼어놓았다. 날씨는 조금 쌀쌀했다. 모텔에 들어가 방을 잡고 장연화에게 알려주었다.

    “여기가 응암동인가?”

    3층에서 거리를 내려다보자 거리가 텅 비어 가고 있었다. 빈 택시만 부지런히 오가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장연화는 20분이 지나서야 왔다. 옷을 갈아입어 평범한 가정주부처럼 보였다.

    “순대를 사왔어요. 맛있는 집에서요.”

    장연화가 해맑게 웃었다.

    “그래?”

    김진호는 장연화와 침대에 앉아서 순대를 먹었다.

    “이걸 어디서 샀어? 아직까지 문을 열고 장사하는 집이 있나?”

    “시장에서요. 24시간 하는 집이 있어요.”

    “그럼 내일 아침에는 이 집에서 순댓국을 한 그릇 먹고 출근해야겠군.”

    “나두 사줘요.”

    장연화가 말했다. 장연화는 뜻밖에 애교가 많은 여자였다.

    “집에 일찍 가야 되지 않아?”

    “순댓국 먹고 싶어요. 그리고 남자가 사주는 순댓국이 더 맛있어요.”

    “순댓국을 좋아하는가 보네.”

    “몰라요. 갑자기 먹고 싶었어요.”

    “애 생겼나? 왜 갑자기 순댓국이 먹고 싶어?”

    “그러게요. 그런데 혼자 애가 생기지는 않잖아요? 나 몇 달 동안 남자와 같이 자지 않았어요. 그러니 자기가 오늘 애 생기게 해줘요.”

    장연화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뜻밖에 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여자였다.

    “오늘 우리 애 하나 만듭시다.”

    순대를 먹고 나자 장연화가 옷을 벗고 김진호에게 달려들었다. 김진호는 장연화와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다.

    “애 생겼을라나.”

    사랑이 끝나자 장연화가 웃었다.

    “안 생겼을 거 같은데.”

    김진호가 농담을 건넸다.

    “그럼 애를 다시 만들어야지.”

    장연화가 김진호에게 마구 키스를 했다. 김진호는 장연화에게 2차비를 지불했다.

    “이런 거 안 받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관계?”

    “애인 같은 거.”

    장연화가 돈을 핸드백에 넣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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