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4월 2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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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사태에 대한 시각- 서영훈(부국장대우 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18-0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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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이 잘못되면 대개 남 탓을 한다. 내 잘못보다는 남의 과오 때문에 비롯된 문제라고 생각하면, 그 죄책감을 상당 정도 떨쳐버릴 수 있다. 또 세인의 따가운 시선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그러니 일이 틀어질 경우 내 탓이 아니라 남 탓이라 우기는 것은 인지상정쯤으로 이해하고 있다.

    GM이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키로 한 데 이어 창원과 부평 등 나머지 공장의 존폐 여부를 곧 결정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과정에서도 이런 남 탓은 여지없이 드러난다. 한국GM 경영난의 이유가 꼭 노동자들 때문이라는, 곧 노동자의 책임이라는 식이다. 일부 국내 정치권마저 강성노조 때문에 군산공장이 없어진다며 장단을 맞추고 있다.


    수천, 수만명을 고용해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생산품을 판매하는 사업체가 영업실적이 악화되면서 곤란한 처지에 빠질 수는 있다. 그럴 경우, 그에 대한 근본적이고 또한 최종적인 책임은 고도의 의사결정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지는 것이 합당하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주요한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GM이나 한국GM의 경영진이 “내 탓이오”라고 하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책임을 전적으로 급여에 의존해 생계를 꾸려가는 노동자들에게 돌리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한국사회를 지배한다. 한국GM 군산공장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이 8000만원을 넘는데도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얼마를 올리고 성과급 얼마를 받기로 했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군산공장의 경영 상황을 감안할 때 연봉 수준이 높고 한 발 더 나아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GM이 한국GM에 파견한 임직원 100여명 중 전무급 이상 임원 16명의 연봉과 체재비만 하더라도 320억원에 이른다는 항변에 귀를 기울인다면, 군산공장의 현 상황을 노동자 탓으로 돌리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군산공장의 가동률이 20%에 불과하다는 것도 그렇다. 물건이 안 팔려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을 경영이 아닌 노동에 그 이유를 찾으려 하고 또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어불설성이다. 공장 가동률의 저하는 GM의 글로벌 경영 전략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일 뿐 노동자들이 강성이고 게으르고 기술이 떨어지는 그런 것과는 하등의 관계도 없다.

    GM은 지난 수년간 세계 곳곳에서 실패를 반복하면서 각 나라에 있던 공장을 폐쇄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그 여파가 지금 군산공장은 물론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 미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이치에 닿는다.

    느닷없이 안보문제를 군산공장 폐쇄와 연결시키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벌어지고 있다. 대북문제 등을 놓고 현재의 한국 정부와 트럼프의 미국 정부 사이에 틈이 벌어지면서 군산공장 폐쇄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한국GM 철수설이 현재의 제1야당이 집권하던 수전 전부터 줄기차게 나왔다는 것은 어찌 설명할지 궁금해진다.

    GM은 지금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한국GM 전체와 관련한 ‘중대 결정’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부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지원 여부, 창원공장을 포함한 한국GM 노사의 임단협 과정 등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서 한국GM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GM 사태가 노동자 탓이니 안보문제 탓이니 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무지나 그 본질을 애써 외면하는 비겁함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다.

    서 영 훈

    부국장대우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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