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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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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내 ‘간호사 태움’ 악습, 방지대책 시급해

  • 기사입력 : 2018-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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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력적 조직문화의 하나인 간호업계의 ‘태움’이 도내에서도 비일비재하게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문제로 급부상한 태움이란 ‘직장폭력’이 도내 대형병원 등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신문지면을 장식했던 충격적인 간호사 태움이란 단어가 도내에서도 나오면서 씁쓸하게 만든다. 본지 취재결과 상당수 간호사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병원 폭력문화에 시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입에도 담기 힘든 간호사들의 인권침해를 놓고 진상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 살인적 근무환경이 빚어낸 태움을 지엽적이고 단발적인 사안으로 보아서도 안 됨을 강조한다. 병원조직 내 폭력에 대한 문제해결의 목소리가 드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밝혀진 간호업계의 악습인 도내 태움의 실태를 보면 난감하기 짝이 없다. 업무와 전혀 무관한 이른바 ‘군기잡기’가 일상적 관행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산과 진주의 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간호사는 선배 간호사가 볼펜으로 이마를 찌르며 지적했다고 한다. 심지어 화가 났을 때 의료용품을 담은 드레싱카트로 밀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다른 간호사는 태움으로 인해 3년 가까이 일한 병원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호사 조직 내에서 서열에 따른 갑질 횡포의 그림자가 폭넓게 드리워진 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규 간호사 이직률이 35.3%나 되는 것도 이런 최악의 근무환경 탓이란 진단이다.

    폐쇄적 집단이나 위계질서를 따지는 조직에서의 폭력문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얼마 전 대한간호협회가 간호사 72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권침해 실태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간호사의 절반에 가까운 40.9%가 지난 1년간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폭력의 대물림으로 이어지는 폐쇄적 악습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차제에 ‘태움문화’를 조장하게 된 병원 근무환경과 의료시스템도 철저히 손봐야만 한다. 자정 노력과 함께, 전면 쇄신으로 병원 조직문화가 다시 건강해져야 할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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