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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움-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0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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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리 가!, 너랑 같이 일하기 싫다. 차라리 그림자 취급하는 게 낫지…!” 창원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 많은 환자들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임으로 보이는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호되게 꾸짖었다. 신임 간호사는 우두커니 서서 아무 말도 못하고 서서 눈물만 글썽였다. 당시는 이것이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저 ‘조용히 꾸짖으면 될 걸 왜 저렇게 대놓고 야단이지?”라며 의문만 가졌을 뿐이다.

    ▼지난 15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신입 간호사가 자신의 집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사건으로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태움’이란 선임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가르치는 방식으로 일종의 ‘군기잡기’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간호사 ‘태움’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로 폭언, 험담 등 신체적·심리적 고통을 주는 다양한 방법의 괴롭힘을 의미한다.

    ▼대한간호협회가 지난 20일 발표한 ‘인권침해 실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간호사 10명 중 7명은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또 10명 중 4명 이상은 동료 간호사나 의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태움을 당하는 시기는 입사 6개월 이내가 가장 많았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간호사 태움 없애 주세요. 간호사의 눈물을 닦아 주세요. 더 이상 간호사의 자살이 없도록’, 간호사 태움 문화와 처우개선 및 신규간호사 자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요청합니다’ 등 태움과 관련한 국민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태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간호사들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손꼽는다. 또 병원의 저비용 간호사 관리정책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각자의 인성 문제이지 않을까?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 봐…!’라는 식의 이런 적폐문화는 오래전 사라졌어야 했다. 촛불을 들고 나이팅게일 선서를 맹세했던 순수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부터 가졌으면 한다.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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