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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낯설지만 익숙한- 김미숙(마산문인협회장)

  • 기사입력 : 2018-03-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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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사십 대 이상이라면 대부분 어릴 때 비석치기를 해봤을 것이다. 비사치기나 돌치기라고도 불리는 이 놀이는 상대방 돌을 멀리 세워두고 던져 맞추거나 등이나 배 혹은 머리에 돌을 이고 가서 상대 돌을 맞추는 놀이다. 난도가 높아지면 발목 사이나 무릎 사이에 끼고 가서 맞추기도 한다. 남자들은 그 옆에서 구슬치기를 했다. 멀리 홈을 파놓고 구슬을 굴려 가까이 간 사람이 승리한다. 가장 가까이 있는 구슬을 쳐내어 멀리 보내는 방법도 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컬링 역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여자컬링팀이 단연 화제다. 이력도 화제다. 경북 의성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고교시절 방과 후 수업으로 컬링을 했다는 것과 시설도 변변찮은 곳에서 취미 삼아 하던 놀이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스타를 만들어낼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이 컬링이 낯선 종목이지만 어딘지 익숙하다. 생각해보니 아하, 우리 어린 시절 놀이였던 비석치기나 구슬치기와 닮아 있다. 그랬다. 낯설지만 국민 모두가 함께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여자컬링팀의 화려한 스타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게 우리의 놀이문화와 유사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생각한다. 반세기 전 전후의 폐허에서 지금 이만한 나라를 일구어낸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그것은 한국인 특유의 끈질긴 의지와 뛰어난 두뇌였을 것이다. 우리가 가진 것은 그게 다다. 가난했던 변방의 작은 나라가 이제 귀족형 스포츠라 불리는 낯설었던 스포츠 부문을 하나씩 접수하고 있다. 골프의 박세리에서 스케이트의 김연아·이상화를 넘어 컬링까지.

    젊은이들이 어느 때보다 우울한 시대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십 대 청춘들의 빛나는 활약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무한 에너지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좁은 국토를 벗어나 세계로 눈을 돌리면 개척할 시장은 얼마든지 있다. 조금 낯설 뿐이다.

    젊은이다운 용기만 가지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젊은이들이여, 우울함을 벗어던지고 야망을 가지기를. 알고 있지 않은가. Boys, be ambitious!

    김미숙 (마산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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