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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도심 속 마산항- 방태진(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 기사입력 : 2018-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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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과 문화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려 보면 골목 어귀마다 설치된 안내판에 ‘Richtungsverkehr(일방통행)’란 단어와 박물관에서 빈티지 차림새로 세계명작을 재현하는 화가들, 그리고 청바지 차림의 관공서 직원 출근 복장과 매일 저녁에 열리는 음악회 관람객의 정장 차림이 기억에 크게 남는다. 그때가 2000년대 초인 것을 감안한다면 청바지 차림의 공무원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고, 퇴근 후 음악회를 위한 멋진 정장차림은 상상 초월 그 이상의 풍광이었다.

    더욱더 놀란 점은 음악당이 우리의 ‘예술의 전당’ 같이 멋지고 화려한 곳이 아닌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는 주민센터 같은 소박한 곳이었지만 연주되는 음악은 동네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이방인 눈에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박물관의 유명한 걸작 앞에서 사다리에 몸을 의지한 채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의 모습이 아마추어가 아닌 이미 프로작가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왜 복사본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 이유가 원작의 대여전시 때 대체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관람객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작업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동네 어귀마다 끊임없이 설치돼 있는 ‘일방통행’ 표지판. 도로를 넓고 크게 확장하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불편함을 감수한 교통 안내판이었다.


    빈의 과거 기억이 오늘날 마산항 도심 공간 만들기와 무슨 연관이 있겠냐고 반문하겠지만 공감하고자 긴 서두를 장식해 보았다. 빈은 조상이 물려준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유명하지만 후손들인 지역주민들 스스로 이것을 지키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오늘날의 명성을 더해주는 것이라 생각해 본다.

    마산항의 도심 공간 만들기의 가장 핵심 어구는 ‘열린’이란 단어다. 우선 ‘열린’ 포럼이다. 포럼의 사전적 의미는 ‘전문가의 제언을 통한 청중들의 토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여기다 ‘열린’이 추가되면 누구나 제언을 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얼마 전 ‘평창동계올림픽’을 뜨겁게 달구었던 여자 컬링의 경우에도 엘리트 스포츠가 아닌 선수 모두가 함께한 것이었기에 더욱 값진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마산 주민 스스로가 참여하여 소박한 아이디어를 내고, 함께 해양공간을 가꾸어 간다면 그 무엇보다 값진 공간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 먼저 마산항과 관련된 역사박물관을 조성하는 데에 시민들의 소박한 참여와 아이디어를 기다리고 있다.

    두 번째는 ‘열린’ 공간이다. 열린 공간이라 함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협소하여 토지 확장을 위한 해양이용이 많은 탓에 사계절 관계없이 다수가 즐길 수 있는 해양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바다 인근의 아파트나 호텔에서의 소수 인원만이 즐길 수 있는 바다가 아닌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야 제대로 된 해양관광 인프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크고 화려한 남의 문화가 아닌 마산지역만이 가지는 역사와 생활양식들로 채운다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고 나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리라 확신한다. 그리하여 마산항이 도심 속의 새로운 해양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주민들의 저녁이 있는 삶의 공간으로 재탄생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마산항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제대로 조명하고 미래 방향을 머리를 맞대어 제시해 나갈 때 사람들이 모여들고 마산만이 가진 독창적인 문화가 생성되고, 나아가 해양신도시까지 연계된다면 애물단지가 아닌 화려한 백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방태진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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