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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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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생태계 뿌리’ 소극장이 사라진다

창원 창동 가배소극장 운영난 폐관
마산 유일 창동예술소극장 등
도내 소극장 대부분 시설 열악

  • 기사입력 : 2018-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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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극장은 연극 등 지역문화 생태계의 뿌리다. 작품을 연습하고 제작하고 무대에 올리는 작업이 모두 이뤄지는 창작 산실이기 때문이다. 많은 연극인들이 소극장을 ‘꿈의 공간’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에서 꿈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소극장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과정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적은 공연 수익에 매달 운영비 부담이 겹쳐 꿈의 공간을 뒤로하는 경우가 경남에서도 늘고 있다. ★관련기사 18면

    ◆실태= 지난달 초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가배소극장이 운영난으로 8년 만에 폐관됐다. 이로써 마산에는 민간 소극장이 없어졌다.

    가배소극장의 폐관은 마산지역 극단에 큰 타격이다. 운영주체인 극단 마산은 마산에서 활동하는 다른 극단인 객석과무대, 상상창꼬에 소극장을 무료로 임대해왔다. 문종근 객석과무대 대표는 “작품을 올리던 주 무대가 사라졌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소극장이 있어야 극단은 장기 공연을 할 수 있고 장기 공연이 가능해야 배우들의 역량이 향상돼 극단 대표 레퍼토리 공연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마산지역 소극장은 창동예술소극장이 유일하다. 시에서 공간을 임대해 마산예총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이 열악해 대부분 극단이 이용을 꺼리고 있다. 문 대표는 “천장이 낮아 조명 설치도 어렵고 곰팡이 냄새도 심해 사실상 공연을 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다. 무대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에는 경남연극협회에 등록된 16개 극단 중 9개 극단이 전용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평균 운영비는 1000만원 선으로 극단 관계자들이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행정기관 대책= 창원시는 연극 분야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마산연극관 화재로 지역 연극사료가 대량 소실돼 복원 필요성이 제기됐는데도 ‘사유 재산’을 이유로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창동예술소극장도 같은 이유로 일체의 시설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내 다른 지자체도 민간 소극장 운영에 예산을 지원하는 곳은 없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작품(연극) 제작비용을 200만~300만원 지원하는 것이 고작이다.

    지역 연극인들은 연극이나 소극장을 지역 문화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태영 창원예술극단 대표는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무대에 오를 수 있어야 지역 문화예술계가 풍성해진다. 작품이 자유롭게 창작되고 공연되는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지자체에서 보다 관심을 갖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소극장과 연습장을 직영해 안정적인 연극 제작 환경을 제공하며, 서울시는 소극장 임대료를 지원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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