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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스 권력- 조고운 뉴미디어부 기자

  • 기사입력 : 2018-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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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이 괴물일까, 여기가 지옥일까. 2018년, 우리는 미투(#ME TOO) 운동으로 비로소 대한민국의 추악한 민낯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럴 줄 알았던 괴물부터 그럴 줄 몰랐던 괴물, 그리고 숨어서 요행을 바라고 있을 괴물까지 생각해 본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그들을 키워낸 지옥은 아니었을까. 우리는 아주 오랜 시간 권력을 이용한 차별과 폭력에 둔감했거나 관대했거나 방관했었다.

    ▼“내가 아는 여성의 90%가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 배우 김여진의 말에 많은 여성들이 고개를 끄덕였으리라. 미투운동 이후 아연실색한 이야기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그 내용이 새삼스럽지 않음도 사실이다. 실제로 아주 오래전부터 누군가 외쳤던 이야기지만 지금처럼 귀 기울이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서 장자연이 죽었고, 서지현과 김지은까지 등장케 했다.

    ▼2014년 창원에서는 성매매 함정 단속에 적발된 25세 여성이 창 밖으로 투신하는 사건이 있었다. 어린 아이와 병든 아버지를 부양하던 여자의 생계 수단은 성매매밖에 없었다. 이 박복한 여자의 몸을 돈 주고 산 이는 누구인가. 그들은 왜 성을 구매하는 것일까. 본능 때문이라는 이유는 궁색하다. 성욕은 조절이 가능한 욕구다. 구매한 여성에게 권력을 행사하고 싶어서라는 이유가 더 그럴듯하다. 돈으로 인간을 차별하는 일이 용인되는 세상에 희망은 없다.

    ▼“성폭력은 여성이 태생적으로 약자라는 것을 여성에게 가르치기 위한 수단이다. 이 성폭력이란 무기는 그 여성이 상류층의 귀부인이든 매매춘에 내몰리는 여성이든 차별 없이 효과를 발휘한다.” 책 ‘페니스 파시즘’에 나온 구절이다. 이른바 페니스 권력이다. 성폭력은 권력의 문제다. 부당한 권력행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성차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미투운동의 종착지는 괴물이 살지 못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내 딸의 수모를, 내 아들의 괴물화를 걱정하는 사회는 지옥과 다를 바 없다.

    조고운 뉴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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